[2018국감] “조양호·박삼구 회장 증인 채택해야”...“국감에 불러 일벌백계”

2018-10-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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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 공분 불구 엇박자 야당 “총수 아닌 CEO 선에서 증인 채택” 주장
국민여론과 여당“항공 업계 이슈의 중심 인물...국감 출석해야”목소리에 무게

(좌)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좌)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달 10일부터 시작되는 2018 국정감사에 항공업계 갑질논란의 이해당사자인 재벌 총수들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재벌 총수 망신주기다' 등의 주장으로 이를 반대하고 있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한진그룹의 일가의 물컵갑질, 운전기사 폭언폭행 논란 등 각종 갑질 사태와 금호아시아나의 기내식 대란, 자녀 낙하산 인사 등이 올해 재벌가의 가장 심각한 불법, 탈법, 모럴헤저드 등 사례로 손꼽히며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조양호, 박삼구 두 회장을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두 시켜야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 교통위원회는 재벌 총수의 증인 채택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그동안 정경유착 등에 따른 재벌 면죄부를 씌워주기와 봐주기식 수사 등에 대해 질타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재벌에 대한 엄격한 수사 등 엄정한 잣대가 화제가 되는 등 관행을 탈피해야 한다는 사회분위기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와 여론에 따라 증인 채택 가능성을 기대하는 국민여론이 각종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들끓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 교통위원회가 항공 업계 재벌 총수들의 증인 채택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여당은 항공 업계의 잇단 이슈를 고려할 때 조양호 한진그룹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출석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총수의 망신주기를 자제해야 한다며 이들의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지난 1일 매듭 짓기로 한 국토위 증인 명단은 여야의 이견차로 2일로 미뤄졌지만 4일인 이날까지 여전히 안갯속이다.

업계는 야당의 요구대로 두 그룹의 총수보다 CEO(최고 경영자)급 선에서 증인 출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해당기업의 대관담담자들이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치면서 국감 때 마다 그룹 총수들 대한 오너와 망신주기가 논란이 된 만큼 이번 국감에선 자제하자는 식의 하소연을 하고 다닌다고 여당쪽에선 곱지 않은 시선이다. CEO급 선에서 증인 채택이 이뤄진다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최정호 진에어 대표이사 등이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다.

하지만 본질이 전문경영인들이 답할 사안이 아닌 한진그룹 일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사장의 물컵 갑질, 기내식 대란 등 올 한해 항공 업계에 불어닥친 큰 이슈가 모두 총수 일가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조 회장과 박 회장의 출석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은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운전기사에게 신발을 던지고 침을 뱉는 등 상습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의혹이 폭로되는 도화선이 되면서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각종 배임횡령 혐의 등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위법 폭로가 이어져 그룹 일가가 모두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집안일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으로 전문 경영인이 나와서 이런 사안에 대한 답변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민들에겐 재벌 봐주기 편드는 모습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7월 불거진 기내식 대란으로 직원들이 시위를 하고 퇴진 논란이 일고 있는 과정에서도 박 회장은 경영경험이 부족한 딸을 상무로 임명하며 낙하산 인사에 대한 갑질 경영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7월 당시 논란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등 한바탕 곤욕을 치르는 와중에 박삼구 회장의 딸 박세진(40)씨를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시켜 논란이 된바 있다. 박 상무가 그동안 전업주부였던 탓에 부적절한 ‘낙하산’ 인사라는 얘기가 나왔다. 특히 호텔 업계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일 인사를 통해 박세진씨를 금호리조트 경영관리 상무로 입사시켰다”고 밝혔다. 박 상무는 박삼구 회장의 1남 1녀 가운데 둘째다. 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를 졸업한 뒤 프랑스의 요리 전문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 도쿄와 런던 분교를 졸업했다.

세간의 여론 또한 이들의 출석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두 사람의 갑질 경영으로 책임은 직원들이, 피해는 두 항공사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몫이었던 만큼, 이들을 불러내 책임질 일은 책임을 지게하고 두번 다시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따끔한 질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과 박삼구 회장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큰 만큼 증인으로 나와서 해명하는 것이 양사 기업이미지 재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며 "개인적인 일탈과 범죄행위 등을 전문경영인을 불러 묻자는 주장은 아직까지도 정경유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이며,, 한마디로 '웃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종사자는 "야당이 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은 대놓고 정경유착 티를 팍팍 내면서 재벌 봐주기 하자는 식의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으니 더더욱 국민과 멀어지는 것"이라며 "누가봐도 재정신이 아닌 재벌가의 언행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다시는 재벌들이 회삿돈을 횡렴 배임해서 자신의 운전기사와 가정부를 부리고 능력이 없어도 낙하산으로 임원으로 앉히는 등의 행동을 하지 못하게 국감장에 불러 일벌백계 하자고 해도 부족할 마당에 대놓고 표와 민심을 잃는 행위를 하는데 개탄을 금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라도 이같은 주장을 하는 야당과 일부 부패한 관리들은 국민의 공분을 마음으로 잃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home 이승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