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 고르기로 뜬 '이십세들' PD “인기 비결요? 대본없는 솔직함이죠”

2018-10-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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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다루는 소셜 콘텐츠 '이십세들'
오주영·신주철 이십세들 PD들“일반인 출연자와의 '케미' 잘 어우러져”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젠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이십세들'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SMC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젠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이십세들'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SMC

20대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 젊은 층(18~24세)에서 인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미디어 콘텐츠 '이십세들'은 공감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소통하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22일 위키트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오주영·신주철 이젠크리에이티브 '이십세들' PD는 이십세들의 인기 비결은 대본없는 '솔직함'과 일반인 출연자들의 '케미(잘 어울린다는 뜻의 신조어)'가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십세들 영상 제작에는 대본이 없다. 최대한 출연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보자는 의도로, 주제와 질문지만 주어질 뿐 대본은 만들지 않는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출연을 희망하는 20대 일반인들을 지원받아서 출연시킨다. 이렇게 해서 모아진 일반인 출연진만 약 80명에 달한다. 제작자는 틀만 지어놓을 뿐 그 안에서 자유롭게 놀고 떠드는 것은 출연자의 몫이다.

오주영 PD는 "20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취지로, 꾸며지거나 연출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잘 소구된 것 같다"며 "준비했던 주제나 에피소드가 20대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자연스러운 주제로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주영 이젠크리에이티브 ‘이십세들’ PD(오른쪽)와 신주철 이젠크리에이티브 ‘이십세들’ PD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더SMC
오주영 이젠크리에이티브 ‘이십세들’ PD(오른쪽)와 신주철 이젠크리에이티브 ‘이십세들’ PD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더SMC

이십세들은 지난 10월 첫 콘텐츠를 시작으로 제작기간이 약 1년이 됐다. 그 동안 유튜브 구독자 13만명, 페이스북 페이지 10만명의 구독자(팔로워)를 만들었다. 가장 처음 이십세들을 알렸던 콘텐츠는 초기에 제작한 '성인용품 고르기' 영상이다.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240만회를 넘겼다. 다른 인기 영상은 '연애소재 환승', '과팅' 등 20대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거나, 가벼운 혹은 무거운 일상적인 주제들을 다룬다.

영상을 기획할 때는 주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모니터링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신주철 PD는 "18~24세라는 타켓층이 확실하기 때문에 20대들이 무엇에 관심있는가를 온라인상에서 많이 파악해 보려고한다"며 "살펴보다 보면 결국엔 공통적으로 흘러가는 것들을 잡아내 제작에 들어가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젠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이십세들'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SMC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젠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이십세들'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SMC

이하는 오주영·신주철 PD 인터뷰 전문이다.

◆ '이십세들'은 어떤 콘텐츠인지.

이십세들은 타이틀 그대로 20대들이 나와서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테이블 토크 콘텐츠다. 지난해 10월말 첫 방송을 시작으로 약 1년동안 13만명 규모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와 10만명의 팔로워 페이스북 팔로워를 만들었다. 기업체와 협업하는 '브랜디드 콘텐츠'도 12개 브랜드와 제작했다. 현재는 이십세들 외에도 20대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림정상담소'와 술자리 콘셉트의 '이십Bar' 시즌 2를 제작중이고 주 3회(화, 목, 토) 발행하고 있다.

이십세들을 처음 기획하게된 배경과 현재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지.

기획의 첫 시작은 SMC가 열었던 대외활동이었다. 당시에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참여했던 대학생들의 제작했던 영상을 제가 재구성해서 내보낸게 첫 시작이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들어보자는게 이십세들 기획의 원칙이다. 그래서 구성 단계에서 주제와 질문지만 짤뿐 따로 대본은 전혀 없다. 패널들끼리 자유롭게 수다떨게 두는 편이다. 아마 그런 솔직함과 자연스러움이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또 하나는 역시 '캐릭터'다. 주위에서 볼법한 사람이지만 패널분들이 다들 말을 정말 잘한다. 캐릭터 유형과 주제를 고려해서 패널 배치에 신경쓰는 편이다.

◆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가 많다. 이십세들만의 차별점은 무엇이고, 또한 기존 방송 매체 영상과 다른점은 무엇인지.

다른 콘텐츠들을 보면 실제 대학생도 나오고 제작진이 나오는 토크쇼는 많지만 이십세들처럼 말 잘하고 '케미'가 좋으면서 자연스러운 콘텐츠는 의외로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자연스러움’이 차별점이다. 스스로도 20대들의 여과없는 생각과 의견들이 궁금했다. 같은 주제더라도 다른 결로 풀려고 최대한 노력하는 편이다. 진부하고 뻔한 말들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와의 차별점은 이십세들에는 ‘유명한 사람’이 없고 모두 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일반인들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보는 사람들이 '나도 나가볼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해서 일반인 패널 지원이 무척 많은 편이다. 여태까지 나왔던 패널들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출연하면서 서서히 인지도를 쌓아온 케이스다. 패널들과 시청자들 간의 소통도 자유로운 편이다. 개인 SNS를 통해서 라이브 방송도 자주 한다. 팔로워가 가장 많은 패널이 약 6천명 정도 된다. 이십세들 출연 후에 팔로워 약 5천 명이 늘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젠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이십세들'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SMC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이젠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이십세들'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더SMC

◆ 이십세들을 많이 알릴 수 있었던 콘텐츠는 무엇인지.

가장 잘된 영상은 '성인용품 고르기' 콘텐츠이다. 조회수가 240만(페북기준) 정도 나왔다. 아무래도 SNS 상에서 성적 소재가 인기가 많다보니까 잘될것 같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이렇게 올타임 조회수 1위를 할줄은 몰랐다. 영상은 성인용품 샵 직원과 성인용품을 전혀 모르는 두 출연자의 대화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대립(VS) 구도가 좀 신선하지 않았나 싶다. 또한 이십세들은 주로 연애 소재가 인기가 많았다. 과팅, 곰신편 등이 있다. 10대들과 특집으로 진행했던 '십세들'도 반응이 무척 좋았다.

십세들이 10~20대 독자들에게 어떤 채널·콘텐츠로 인식되길 바라는지.

순전히 재미로 보고 지나가는 콘텐츠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예능이지만 보고 반응하거나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 순간이 됐으면 좋겠다. 예를들어 이십Bar의 두번째 시즌을 제작중인데 이번 시즌에는 마냥 가볍고 재밌는 주제만 다루는 게 아니라 좀더 20대의 고민을 초점으로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보는 사람들이 "맞아, 나도 요새 저런 고민하고 있어", "저런 의견도 있구나" 라고 공감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십세들 채널 자체가 20대들의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home 정문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