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벼랑 끝 1세대 화장품 ‘로드숍’…“H&B스토어 열풍에 휘청”

기사 본문

  • • 로드숍 시장 매출 전년대비 15% ↓
  • • 아모레 아리따움·더페이스샵, H&B스토어 형태로 변경
  • • 미국 편집숍 ‘세포라’ 올 하반기 국내 진출…로드숍 부담 가중
전국화장품 가맹점연합회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생토론 및 발족식에서 피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15년간 K-뷰티 신화를 이끌었던 1세대 화장품 로드숍이 한계를 드러내며 생존의 기로에 섰다. 중국 관광객 수요 감소와 업계 경쟁이 심화된 데다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중심으로 화장품 유통구조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등 5개 가맹점주들이 국회와 연계해 화장품 소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올리브영과 롭스 등 대기업 H&B 스토어가 덩치를 불리며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은 저가 화장품과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양분되고 있다”며 “이 두 제품군이 모두 입점한 H&B 매장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어 로드숍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H&B 시장 매출은 2013년 5900억원에서 2017년 1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오는 2020년 H&B 시장 규모는 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업계 1위 올리브영의 매장 수는 1100개, 2위 랄라블라는 168개, 3위 롭스는 124개를 기록했다. 각각 CJ올리브네트웍스, GS리테일, 롯데쇼핑 등 대기업군이 운영한다.

대형 화장품 기업들도 H&B스토어 형태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은 올해 라이브 매장에 다른 회사 화장품 브랜드 67개를 입점했다.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 매장을 화장품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으로 변경하는 데 한창이다. 

올 하반기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이 운영하는 미국 최대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어 로드숍 업계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6년 2조8110억원이었던 로드숍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290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5%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매장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2016년 309개였던 미샤 매장 수는 지난해 280로, 더페이스샵은 547개에서 261개로 몸집을 줄였다.

스킨푸드는 지난 2012년 연매출 1830억원을 거뒀으나 이후 4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69원 초과해 유동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결국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스킨푸드 가맹점주 A씨는 “지난해 회사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후 매장 수도 500여곳에서 100여곳으로 줄었다. 최근 회사가 납품을 재개키로 했으나 아직 발주 단계라서 판매할 물건이 없다”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종류와 가격경쟁력면에서 H&B스토어를 따라갈 수 없다 보니 고객이 이탈하고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며 “대기업은 자본력을 무기로 화장품 유통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대기업이 판매하는 대부분의 화장품은 수입제품으로 영세규모 가맹점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권가림 기자 kwon24@wikitree.co.kr

우측 영역

사이드 배너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