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빠진 호랑이” 의경 선임이 달라진 문화에 자괴감 느끼며 작성한 글

2019-04-0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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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군대나무숲' 페이스북에 올라와 관심을 끈 내용
"분대장 임무와 역할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웃겨서제보합니당

게시: 군대나무숲 2019년 4월 2일 화요일

한 의경 선임이 요즘 달라진 의경 문화에 자괴감(?)을 느끼며 글을 작성했다.

그는 자신의 계급을 '수경'이라고 밝혔다. 수경은 군대 계급으로 따지면 병사 가운데 최고참인 병장에 해당한다. 의경은 이경, 일경, 상경, 수경 순으로 계급이 높다.

'군대나무숲' 페이스북에는 3일 해당 글을 촬영한 사진이 올라왔다.

의경 수경은 종이에 적은 글에서 "상기 본인은 의무경찰에 자원입대해 OO순찰대로 전입을 명받아 생활해왔습니다"라며 "최근 들어 달라진 의경 문화를 토대로 분대장 임무와 역할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타당한 지시도 내리지 못하는 마치 '이빨이 빠진 호랑이'를 보듯 후임 대원에게 말조차 걸기 꺼려지고 막내가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모습에 일찍 입대한 것을 후회해 하루하루 감옥에 사는 기분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시체처럼 죽은 듯이 잘 '떨어지는 낙엽을 피하라'는 말이 있듯이 소원수리를 피해 전역토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의경 선임은 앞으로 '나이 많은' 후임에게 이렇게 해야 한다

경찰청은 그동안 의경 문화 개선을 위해 '의경 생활문화 3.0+' 등을 시행해왔다. 최근에도 의경 문화 개선을 위한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경찰청은 군대에서 관행처럼 쓰는 '~다', '~까' 등의 표현을 '~해요' 등 일상 용어로 순화하고, 후임이 선임보다 나이가 많을 경우 서로 존댓말을 쓰도록 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호칭은 선임과 후임 구분 없이 'OOO 의경(님)' 또는 'OOO님'으로 부르도록 했다. 의경 간 상호 거수경례는 금지하며 목례로 대신하도록 했다.

스마트폰을 하는 의경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스마트폰을 하는 의경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