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지난해 실적 악화로 현금 배당 0, 일부직원 인센티브 ↓

2019-04-0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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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스타트업, 백화점, 대형마트 등이 뛰어든 e커머스 업계 출혈 경쟁
이베이코리아, 물류센터 건립과 100명 규모 채용 등으로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국내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소폭 상승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3.1%(약 292억원) 늘어 9811억원을 기록했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2.1% 줄어든 486억원을 기록해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5년 801억원, 2016년 670억원, 2017년 623억원을 기록해 4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396억1641만원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455억원, 2015년 540억원, 2016년 930억원까지 상승세를 기록하다 2017년 396억으로 57% 이상 급격히 감소하며 지난해도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실적 부진의 원인은 SK,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의 이커머스 진출과 쿠팡과 위메프, 티몬 등 경쟁사의 급성장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인한 출혈 경쟁으로 점유율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업계 성장률은 19.2%였다. 위메프가 28.2%, 티몬이 35%의 매출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이베이코리아가 업계 성장 속도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비용 상승도 이베이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 올해 하반기 개장 예정인 3층 높이 4만여평 규모 약 13만2231㎡ 경기도 동탄 ‘스마일 배송’ 전용 물류센터 건립비용과 올해 신규 IT인력 고용 관련 인건비 등 대규모 투자에 따라 비용이 증가했다. 물류 관련 시설비와 수수료 등 각종 비용도 덩달아 상승했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가 올라 매출 총이익도 감소해 수익성 악화로 연결됐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원가는 5270억원으로 지난해대비 11.6%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베이 KTA(UK) Ltd.가 지분을 100%소유하고 있으며, 런던에 사무실을 둔 이베이 KTA(UK)Ltd. 역시 이베이 본사가 전체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까지 배당금을 크게 늘렸다. 2016년 주당 배당금을 1700억원으로 책정해 1260억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고, 2017년에는 1613억원 현금을 배당했다. 2016~2017년 배당 총액 2873억은 이베이코리아 지분 100%를 가지는 영국 이베이를 거쳐 미국 이베이 본사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베이코리아에서 해외로 넘어가는 배당금 마저도 2018년에는 실적악화로 없었다.

이는 최근 이베이 미국 본사가 엘리엇 등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압박에 못이겨 사상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주기로 결정한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외국계 회사는 매월 지급되는 월급 외에도 연말 인센티브가 연봉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개인 실적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해 전체 실적 하락으로 인센티브가 반토막 났다”며 “시장 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나 물류센터 건립, 직원 채용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이해하더라도 사내 분위기가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대기업이 이커머스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하나도 두렵지 않다. 대기업은 의사 결정이나 시장 변화에 보수적이다”라며 “그렇지만 티몬, 쿠팡 등 투자유치를 통한 공격적 마케팅은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에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쿠팡과 위메프 등은 최근 배달 앱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신성장동력을 지속 발굴하고 있다. 최근엔 소셜커머스 업체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온라인 쇼핑몰, 백화점, 홈쇼핑, 대형마트까지 새벽배송 시장을 잡으려 뛰어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는 중국에서 타오타오나 알리바바에 밀렸으며, 미국 본토에서는 아마존에 처참하게 시장점유율을 빼앗겼다”며 “국내에서도 이베이코리아는 자신의 플랫폼으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사업자일 뿐이다. 대량으로 물품을 구매해 싼값에 빠른 배송으로 승부하는 아마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쿠팡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베이코리아가 주력하는 마케팅은 이전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전처럼 회원들에게 쿠폰을 대량으로 제공하는 식은 더이상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며 “차라리 쿠팡처럼 유튜브나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마케팅 방식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베이가 앞으로 더 성장하려면 국내에 적합한 마케팅을 시도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 투자를 계속하거나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려고 해도 본사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라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경쟁업체 11번가는 지난해 SK플래닛에서 분리해 법인 출범 후 그동안의 적자를 끊고 올해 흑자를 기록한 다음 앞으로 2~3년 안에 IPO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쿠팡은 지난 3월 월 매출 1조원을 기록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은 승자 독식 구조로 가장 치열한 전쟁터다. 곧 승자와 패자가 갈리겠으나 이베이코리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실적 하락을 딛고 이전의 시장점유율을 회복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home 장원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