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팬 서비스 잘하는 선수에게 거액의 상금 주기로”

2019-05-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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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흥행의 절대 지지자인 야구팬들을 위한 팬서비스가 어느 때보다 중요
사인 잘 해준 박종훈, 팬 서비스로 구단 브랜드 향상에 기여해 상금 받아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선수들이 사인을 잘 해줘도 혹은 잘 안 해줘도 뉴스에 오르는 시대다.

관중 8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프로야구 흥행의 절대 지지자인 야구팬들을 위한 팬서비스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퇴근하는 선수들이 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만나는 '블루밋 퇴근길 이벤트'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매달 한 차례 토요일 홈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은 팬들에게 공개된 구장 로비, 중앙매표소 앞 광장, 고객센터 옆 지하 계단으로 퇴근하면서 팬들에게 사인하고 사진을 함께 찍는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최근 '팬 서비스, 인터뷰 등에 잘 응하는 선수에게 연봉 고과 점수를 더 주는 구단이 있다'는 한 구단 관계자의 풍문을 듣고 이를 알아봤더니 SK 와이번스가 비슷한 정책을 펴고 있었다.

SK 와이번스는 지난해부터 일반 대기업처럼 매월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CS) 챔피언'이라는 상을 신설해 팬 서비스를 잘한 선수를 뽑아 시상한다.

연봉 고과 점수와는 무관하고 팬 퍼스트에 앞장서는 선수를 선정해 동료의 귀감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구단은 CS 챔피언의 이름으로 선수단에 피자와 커피 등을 제공한다.

마케팅 진작과 팬심 확보를 위해 구단이 준비한 이벤트와 방송 출연·언론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 구단 이미지를 높인 선수가 CS 챔피언에 뽑힌다.

구단 브랜드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면 생각지도 못한 현찰을 선물로 받는다.

SK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CS 연간 챔피언의 성격에 구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공로를 더해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에게 적지 않은 상금을 전달했다.

연봉엔 포함되지 않은 거액의 가욋돈이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기분 좋은 인터뷰이로 인기가 높은 박종훈은 팬들의 사인 요청을 거절하지 않아 '연쇄 사인마'라는 애칭도 얻었다.

SK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한 2007년부터 선수들에게 팬 서비스를 강조해왔다"며 "본격적인 시상은 지난해부터 이뤄졌다"고 14일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엔 수상자가 나오진 않았지만, 올해에도 매월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김기태 현 KIA 타이거즈 감독, 최태원 현 삼성 라이온즈 코치 등이 SK 창단 멤버로 활동하던 시절엔 지금보단 인기를 덜 받던 때였다"며 "그래서인지 팬과 언론에 잘 대해야 한다는 전통이 이때부터 선수단에 확립돼 이호준 현 NC 다이노스 코치 등을 거치면서 팀 문화로 자리잡혔다"고 소개했다.

지난 2년간 SK를 지휘한 미국프로야구 감독 출신 트레이 힐만 전 감독은 로커 복장을 하고 산타클로스로 변신해 팬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서며 와이번스 구단에 팬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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