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조롱 글을 본 청해부대 고 최종근 하사 아버지 마음은 이랬다

2019-05-3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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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마지막 통화 내용 전한 고 최종근 하사 아버지
“워마드 조롱 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

이하 뉴스1
이하 뉴스1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발생한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 아버지가 워마드에 올라온 아들 조롱 글을 언급했다.

앞서 최 하사 사고 소식이 전해진 뒤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는 "사고 난 장면이 웃겨서 혼자 볼 수 없다", "남자가 알아서 조심했어야지 왜 조심하지 않은 거노? 죽은 해군도 잘한 거 없다", "자기 몸은 자기가 알아서 챙겼어야지" 등 입에 담기도 참담한 비하 글이 게재됐다.

최 하사 부친 최근식 씨는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워마드에 아들 비하 글이 게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고 말했다.

최 씨는 "우리는 이성과 감성으로 조물주가 만든 인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인간의 생명, 특히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위해서 희생해 준 국군 장병들에 대해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지는 못할망정 조롱이나 비난이나 장난을 담은 표현을 한다는 것은 제가 바라볼 때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그런 표현을 하셨던 분들이 자기 가족, 자기 아들, 자기 딸, 자기 형제 자매가 그렇게 똑같은 방법으로 조롱과 놀림과 장난스러움의 대상으로 비하된다면 그분들 마음은 어떻겠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를 언급했다.

"아빠, 저기 부두가 보여요. 내일 봬요. 내일 9시에서 9시 반까지 오시면 됩니다. 꼭 보고 싶습니다."

최 씨는 아들이 말한 대로 입항 행사장에서 그를 기다렸다. 갑판병으로 6개월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온 최 하사는 지척에 있는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지난 25일 해군은 청해부대 입항 행사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병장에 대해 1계급 특진(하사) 추서와 함께 순직 처리를 결정했다.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입항 환영식에서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안장식이 27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됐다. 유족이 가족사진을 영현과 함께 안장하고 있다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입항 환영식에서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 최종근 하사의 안장식이 27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엄수됐다. 유족이 가족사진을 영현과 함께 안장하고 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