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받을 때 여성 심사위원이 감동해 눈물까지 흘린 이유

2019-06-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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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체 로르와커 감독, 영화 ‘기생충’에 감명 받아 자기 일처럼 감격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이 연출한 ‘행복한 라짜로’ 6월20일 개봉 확정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 마틴 스콜세지 감독 총 제작 등 숱한 화제 뿌려
영화를 미리 접한 관객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 “정말 각본 끝내줍니다”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여성이 '행복한 라짜로'를 연출한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이다.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여성이 '행복한 라짜로'를 연출한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이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할 때 한 심사위원이 감격을 받아 눈물을 흘린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황금종려상 수상작 명단이 들어 있는 봉투를 뜯고서 영화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부를 때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이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여성의 이름은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 전 세계에서 모인 심사위원 9명 중 한 명이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작 심사위원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감독들이 대거 포함돼 주목을 모았다.

심사위원장으론 '버드맨' '레버넌트'로 유명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위촉됐으며, 최근 한국에서 개봉한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을 연출한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제71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콜드 워'를 연출한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이 경쟁부문 심사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호명될 때 눈물을 흘리며 감격한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은 지난해 열린 제71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행복한 라짜로'를 연출했다.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은 봉 감독 특유의 연출력에 깊은 감명을 받아 '기생충'을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심사위원 중 한 명이다. 그는 한 명의 관객으로서, 또 동시대를 살아가는 영화감독으로서 ‘기생충’에 감동을 받은 까닭에 봉 감독이 상을 받을 때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체 로르와커 감독이 주목을 모으는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칸영화제 수상작인 '행복한 라짜로'가 오는 20일 국내 개봉하기 때문이다.

세계적 거장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제작자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이 작품은 지난해 제71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제54회 시카고국제영화제, 제48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51회 시체스국제영화제, 제90회 미국비평가협회상 등 유명 영화제에 초청돼 숱한 화제를 모았다. 뉴욕타임즈, LA타임즈, 사이트앤사운드 등 유수의 매체는 그 해의 ‘베스트영화 톱 10’으로 '행복한 라짜로'를 선정하기도 했다.

영화를 본 기자들의 평판도 대단했다. ‘칸영화제를 발칵 뒤집어놓은 화제작’(빌리지 보이스), ‘순식간에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이 시대의 동화’(뉴욕타임즈), ‘놀랍고도 매혹적인 이탈리아의 우화’(LA타임즈), ‘근대성에 짓밟힌 풍요로운 이탈리아 시골 마을의 매혹적인 우화’(더가디언), ‘다른 시공간에서 날아온 듯한 진정으로 UFO 같은 영화’(스크린 인터내셔널) 등의 호평이 잇따랐다.

영화제 등을 통해 영화를 미리 접한 관객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한 누리꾼은 영화 커뮤니티 익스트림 무비에 “웬만하면 이렇게 영업 안 하는데 영화 꼭 보세요. '기생충'만큼이나 강렬하고 상징적이면서 여운이 크게 남는 우화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행복한 라짜로' 보고 오랜만에 뒷통수 맞아서 납작해졌어요”라고 말했다. “올해 개봉작중 현재까지 제일 좋다. 작년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고 들었는데, 정말 각본이 끝내준다”라고 영화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은 누리꾼도 있다.

'행복한 라짜로'는 사회와 차단된 이탈리아 시골 마을의 담배 농장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았다. 상상하기 힘든 스토리 전개로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린 영화 '겟아웃'처럼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종교적일 정도로 숭고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기이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영화감독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 중 하나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행복한 라짜로'의 범상치 않은 스토리에 감명을 받아 제작자를 자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화 '행복한 라짜로'의 한국어판 포스터.
영화 '행복한 라짜로'의 한국어판 포스터.
봉준호 감독 / 뉴1
봉준호 감독 / 뉴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