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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기술력에 화들짝 놀란 독일이 부랴부랴 뒤늦게 내놓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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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현대차 수소차에 위기의식 느껴 ‘수소차 종합대책’ 발표
  • • ‘전기차냐, 수소차냐’ 선택의 기로에서 수소차를 선택한듯
  • • 친환경, 장거리 주행 능력, 상용차에도 적합 등 장점 많아
  • • ‘경쟁력 있는 수소 경제 생태계’를 갖출 수 있느냐가 관건
  • • ‘수소경제 활성화로드맵’ 달성 여부에 수소경제 명운 걸려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이 차의 주행거리는 현존하는 수소전기차 중에서 가장 긴 609㎞다. / 현대차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CEO는 4년 전 수소전기차(FCEV)에 대해 “어리석은 선택”이라고 주장하며 전기차의 미래가 수소전기차보다 밝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소 생산·수송 인프라에 드는 비용이 막대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머스크의 주장은 옳은 것일까? 적어도 독일 상황을 보면 그의 말은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코트라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올해 안에 수소전기차 발전을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한다. ‘디젤 게이트’ 이후 전기차냐, 수소전기차냐를 놓고 고심하다 수소전기차에 올인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독일 정부의 움직임이 흥미로운 것은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를 선점하자 독일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 ‘투싼ix’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1회 충전으로 609㎞까지 주행할 수 있는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609㎞는 현존하는 수소전기차 중에서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수소전기차 판매량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상반기 ‘넥쏘’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8배 이상 늘었다. 유럽과 중동, 미국 등으로 향하는 수출 길도 하나둘씩 뚫리고 있다.

이와는 달리 독일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특급 자동차 제조업체를 보유했음에도 수소전기차 분야에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이 수소전기차 발전을 위한 종합 대책 마련으로 이어진 셈이다.

경쟁력 있는 수소 경제 생태계를 갖추면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회사로 우뚝 설 수 있다. / 현대차

그렇다면 독일은 왜 이렇게 수소전기차에 주목하는 것일까. 

우선 환경 규제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2021년까지 강화한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자동차 한 대당 95유로(12만 5800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환경 규제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대로 가면 인류가 멸명한다’는 경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친환경차 개발은 기업, 더 나아가 인류의 생존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수소전기차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전기화학 반응 통해 생성된 전기를 동력으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휘발유나 경유 등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이유다.

 현대차

수소전기차는 환경에 되레 도움을 주는 차다. 수소와 반응하는 깨끗한 산소를 공급받으려면 3단계에 이라는 공기 정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를 99.9%까지 제거한다. 수소전기차가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리는 이유다.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매우 짧은 점도 수소전기차의 장점이다. 전기차를 80%까지 급속 충전하려면 한 시간 안팎이나 걸린다. 고속도로에서 방전되기라도 하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이와는 달리 수소전기차 충전 시간은 일반 자동차에 연료를 넣는 시간과 비슷한 3~5분에 불과하다.

수소전기차는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린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기는커녕 되레 도움을 주는 차다. /현대차

수소전기차의 또 다른 장점은 장거리 주행 능력이다. 한국 운전자의 하루 평균 주행 거리가 39.2㎞다. ‘넥쏘’에 수소를 완전 충전하면 무려 2주 동안이나 주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소전기차는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에 특히 알맞다. 트럭이나 버스 등 상용차는 대부분 경유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경유차의 치명적인 단점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를 많이 뿜는다는 데 있다. 상용차를 수소전기차로 바꾸기만 해도 지구온난화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탁월한 경제성도 수소전기차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넥쏘’의 수소탱크(6.33㎏)를 가득 채우면 5만원가량이 든다. ‘넥쏘’의 공인 연비는 수소 ㎏당 96.2㎞로 1㎞를 달리는 데 80원이 조금 넘는 돈이 든다. 비슷한 급의 현대차 싼타페(디젤 2.0)는 1㎞를 가는 데 110원 가까이 든다.  연비가 좋기로 유명한 디젤보다도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산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현재 기술로도 도시가스 단가의 1.2배 수준에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연료 효율(60%)이 화석연료 엔진(40%)보다 높기에 수소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손실을 보상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넥쏘 미국 1호차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 현대차

관건은 경쟁력 있는 수소 경제 생태계를 갖추는 데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본부장은 정책브리핑에 기고한 글에서 “수소 경제 세계 1위가 되려면 경쟁력 있는 수소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 등 관련 제품들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수소자동차와 수소에너지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냐의 문제도 값싸며 친환경적인 수소자동차와 수소에너지가 생산되면 자연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조 본부장의 분석이 옳다면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달성 여부가 한국 수소 경제의 명운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40년에 수소전기차는 누적 기준으로 생산 620만대, 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 수소 충전소 1200개 이상 보급, 연간 526만톤 이상 수소 공급, 수소가격 1㎏당 3000원 등의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조 본부장은 “누적 기준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040년 연간 신규로 증가하는 수소차의 생산, 내수, 수출 등이 각각 133만대, 55만대 및 78만 대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해 우리 자동차 전체 생산, 내수, 수출 등의 33%, 35.5%, 31.8%에 해당해 매우 도전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정부 목표가 달성되면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회사로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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