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믿고 아이 낳았는데…성별과 인종 모두 달랐습니다“

2019-07-12 09:04

add remove print link

미국 한인들 사이에서 '차병원 LA 불임센터'로 알려진 곳
한국 차병원 측 “의료행위는 우리와 관련 없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 / 이하 셔터스톡
기사와 무관한 사진 / 이하 셔터스톡

체외수정으로 임신에 성공한 부부에게서 다른 인종의 아이가 태어났다.

지난 8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사는 한 아시아계 부부가 자신들과 유전적으로 관련 없는 쌍둥이를 출산하게 한 불임클리닉을 고소했다. 문제가 된 병원은 미국에 사는 한인들 사이에서 '차병원 LA 불임센터'로 알려진 곳이다.

익명의 이 부부는 지난 2012년 결혼 후 임신에 계속 실패하다 지난해 9월 'CHA Fertility Center(차 난임 치료센터)'에서 체외수정으로 여자 쌍둥이 임신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임신 3개월과 5개월 차 초음파 검사에서 쌍둥이가 남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차 난임 치료센터' 측은 "초음파 검사는 원래 정확하지 않다"며 "여자 쌍둥이가 맞다"고 했다. 하지만 부부는 지난 3월 남자 쌍둥이를 출산했고, 두 아이 외모까지 아시아인이 아니었다.

유전자 검사 결과 쌍둥이들은 부부와 유전적으로 전혀 관련이 없었고 쌍둥이들끼리도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부는 결국 어렵게 얻은 아이들의 양육권을 포기했다. 앞서 부부가 불임시술에 쓴 비용은 10만 달러(약 1억 1740만 원) 이상이다.

한국 차병원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문제가 된 병원은 차병원이 2002년부터 청구대행 서비스와 연구 협력 계약을 체결한 곳"이라며 "지분 관계나 경영·의료행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고 경향신문이 지난 11일 보도했다.

차병원은 지난 2002년 미국 LA 서쪽에 'CHA 불임 치료센터'를 개설한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국 차병원 관계자는 "'CHA 불임 치료센터' 개설 당시 '차병원 LA 불임센터'로 과잉 홍보된 점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차 난임 치료센터'에서 시술을 받고 유전적으로 다른 아이를 낳은 사례는 또 있다. USA투데이가 지난 1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부부도 의료 실수로 뉴욕의 아시아인 부부와 수정란이 바뀌었다며 차 난임 치료센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