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미쳤다”는 말까지 들은 전자제품이 정식 출시됐다

2019-07-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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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출시
유명 수제맥줏집 맥주처럼 맛과 향 뛰어나
주세법상 시음 어려워 영국대사관서 행사
3년 서비스 포함한 일시불 가격 ‘399만원’

LG전자가 16일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LG HomeBrew)’를 출시했다. / 이지은 기자
LG전자가 16일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LG HomeBrew)’를 출시했다. / 이지은 기자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맥주로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로망을 가진 분들이 선호할 것 같습니다. 평범한 일상 속 맥주 제조를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LG전자가 16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자동으로 진행되는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LG HomeBrew)’를 선보이는 출시 간담회를 열었다. LG 홈브루는 출시 소식이 알려질 때부터 “LG전자가 또 미쳤다” “무조건 묻지도 않고 살 예정” 등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바 있다.

LG 홈브루는 ▲인디아 페일 에일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 ▲필스너 5종을 제조할 수 있다. 사용자는 취향에 따라 2, 3주 만에 약 5리터(ℓ)의 맥주를 제조할 수 있다. 밀맥주인 위트를 만드는 데는 약 9일이 소요되며,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맥주인 필스너는 약 21일 걸린다. 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는 2주 안팎이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수제맥주 제조 기간은 짧으면 3주, 길면 4주가 걸리는 반면 LG 홈브루는 제조 기간이 약 2주로 일주일 정도 짧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은 스마트폰 전용 앱, 온라인몰을 포함한 LG 베스트샵에서 캡슐을 구입할 수 있다.  / 이지은 기자
고객들은 스마트폰 전용 앱, 온라인몰을 포함한 LG 베스트샵에서 캡슐을 구입할 수 있다. / 이지은 기자

LG전자는 영국 소재 몰트(Malt: 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 ‘문톤스’와 함께 프리미엄 원료를 담은 캡슐형 맥주원료 패키지를 공동 개발했다. 캡슐 패키지는 맥주의 주원료인 맥즙팩 외에 발효를 돕는 이스트(Yeast: 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오일(Hop Oil), 플레이버(Flavor, 맥주향) 세 개의 캡슐이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개발하며 차별화된 생활가전 기술들을 탑재했다. LG 홈브루는 맥주 종류에 맞는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 압력, 시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초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을 적용했다. 고객은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또 완성된 맥주는 최적의 보관온도인 6도(℃)와 차가운 맥주를 위한 4도 중 선택해 보관할 수 있다.

다만 LG전자가 주류제조허가를 갖고 있지 않는 까닭에 시음행사는 열 수 없다. 주세법에 따르면 주류 판매 면허가 없으면 맥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시음회를 열 수 없기에 이날 행사도 ‘치외법권(?)’인 영국대사관에서 진행됐다.

송 사장은 “마케팅의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맛보는 것이다. 영상이나 소개자료로 LG 홈브루를 설명해야 하는 점이 아쉽다”면서 “SNS, 블로그와 구매자의 입소문 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주 맛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셈이다. 실제로 기자가 살짝 맛본 에일 맥주의 맛은 서울의 유명한 수제맥줏집에서 파는 맥주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맛과 향이 뛰어났다.

LG전자는 LG 홈브루의 위생관리에도 역점을 뒀다. 온수살균세척시스템은 맥주를 만들기 전, 만드는 도중, 완성한 후에 각각 기기 내부를 세척·살균하며 6개월마다 케어솔루션 매니저가 방문해 필터 교체 등을 진행한다.

LG전자는 내년부터는 해외 시장에도 제품을 선보인다.

송 사장은 “지난 1월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시장 진출도 당연히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조기 출시하고 반응을 종합해 보완하며, 해외로 나가는 게 일반적인 순서다. 아마도 다음은 미국시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순기 LG전자 가전부문 정수기사업담당은 “전 세계 맥주 맛을 찾기 위해 2000번의 실패를 거듭했고 30톤 이상의 맥주를 버리면서 탄생했다”며 “복잡하고 까다로운 맥주 제조 과정을 자동화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신선한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나이젤 데이비스 문톤스 대표는 “LG전자와 문톤슨의 협력이 신제품을 길고 성공적인 미래로 인도해 주길 바라며, LG 홈브루로 맥주를 만들어 마시는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가격이다. LG 홈브루는 일시불 및 케어솔루션 서비스로 이용 가능하다. 3년간의 관리서비스를 포함한 일시불 가격은 399만원이다. 케어솔루션 월 사용료는 선납금 100만원 납입 시 1~3년차 6만9900원, 4년차 3만4900원, 5년차 1만4900원이다. 선납금 없이 이용할 경우 월 사용료는 1~3년차 9만9900원, 4년차 3만9900원, 5년차 1만9900원이다.

다섯 가지 맥주의 캡슐 패키지의 가격은 각각 3만9900원이다. LG전자는 고객들이 다양한 맥주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캡슐 패키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들은 스마트폰 전용 앱, 온라인몰을 포함한 LG 베스트샵에서 캡슐을 구입할 수 있다. 완성 맥주를 별도 보관할 수 있는 2ℓ 용량의 ‘LG 홈브루 보틀’의 값은 6만9900원이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