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의 한 파출소에서 밤 11시에 벌어진 영화같은 상황 (영상)

2019-07-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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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도 못 입고 숨 못 쉬는 아이 안고 온 아빠
때마침 인명구조사 자격이 있는 경찰이 있었다
즉시 심폐소생술 실시해 기적처럼 아이 살렸다

최근 대구의 한 파출소에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대구 달서구 두류3동 파출소의 경찰관들이 숨이 멎은 아이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냈다.

지난 13일 밤 11시. 호흡이 멈춘 16개월 아기를 품에 안은 A씨와 그의 부인이 황급하게 두류3동 파출소에 찾아왔다. 헐레벌떡 뛰어온 이들은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얼마나 급하게 왔는지 A씨는 웃옷도 입지 않고 한걸음에 파출소로 내달려왔다. 잠을 자던 아이의 호흡이 이상해 무작정 안고선 1분여 거리의 파출소를 찾은 것이다. 이들 부부는 이미 119에 신고는 했지만 아이의 상태가 심각한 까닭에 구급차를 기다리지 못하고 파출소를 찾았다.

A씨 품에 안긴 아기는 이미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이었다. 자가호흡을 멈추고 축 늘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두류3동 파출소에는 김한진(38) 경사가 있었다. 김 경사는 영남대 체육과 출신으로 인명구조사 자격증을 보유한 까닭에 인명구조 아르바이트 경험을 갖고 있었다. 더욱이 그는 평소 동료들에게 심폐소생술(CPR) 방법을 알려줄 정도로 인명구조에 관심이 많았다.

김 경는 즉시 파출소 현관으로 달려가 아이를 건네받은 뒤 파출소 소파에 눕히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그와 함께 있던 권태훈(32) 순경은 한 손으로 아이 몸을 마사지하면서 119에 신고했다.

2분이 지나지 않았을 때 아이는 “헉” 소리를 내더니 드디어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때마침 119구급대도 파출소에 도착했고, 아이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의식을 회복했다. A씨는 나중에 파출소 관계자들에게 연락에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눈동자 있어, 눈동자. 숨 쉬워요. 숨 쉬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경찰관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또 경찰관들이 “우리가 CPR 배웠습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119도 오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A씨를 안심시키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숨을 멈춘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경찰관들이 일제히 일어나 아이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도 동영상엔 포함돼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