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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편의점 사장이 혀를 내둘렀다… 세븐일레븐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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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나 몰래 강제발주해 물건 밀어넣기” 가맹점주의 눈물
  • • “견디다 못해 계약 끊으려 하자 위약금 운운하며 엄포”
  • • “심지어는 내가게 옆에 ‘보복 점포’ 내겠다는 으름장도”
  • • 본사는 미국이지만 지분 구조 따라 로열티는 일본으로
  • • 코리아세븐 “강제발주는 황당무계한 말… 그런 적 없다”
 

“모르는 제품이 발주돼 있어 확인해 봤더니 FC(Field Coach: 점포관리 담당)의 소행이었습니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녜요.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2년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점포관리를 담당하는 FC의 ‘갑질’에 혀를 내둘렀다. A씨는 편의점 개점 날부터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틀에 한 번꼴로 FC의 강제발주가 이어지자 급기야 중도해지를 결정했다. 견디다 못해 가게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A씨는 “FC가 신상품이나 PB제품, 도시락, 유제품 등 식품 위주로 발주한다. 특히 빼빼로데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의 경우 밀어 넣기가 더 심하다”며 “발주를 넣기 전 미리 허락을 맡아달라고 요구했지만 소용없었다. 알겠다더니 또다시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FC가 발주한 제품은 도시락이나 유제품 등으로 유통기한이 짧은 상품이거나 행사 상품이 대부분이다. 강제발주 양도 천차만별이다. 빼빼로데이 땐 A씨는 전년 매출액과 비슷한 수량만 발주했다. 반면 FC는 가맹점주 동의 없이 그 이상을 밀어 넣었다. 기간 내 판매하지 못해 제품을 폐기할 경우 점주가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았다. 본사에서 발주장려금으로 30%가량을 지원하지만, 강제발주가 없었다면 불필요했을 비용이다. 


A씨에 따르면 FC는 가맹점주도 모르게 발주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오전 9시가 발주 마감이라면 8시 55분에 몰래 제품을 밀어 넣는 식이다. 제품을 발주할 땐 각 점포의 발주시스템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본사에서 점포마다 비밀번호를 지정하기 때문에 가맹점주가 비밀번호를 바꾸더라도 무용지물이다.

A씨는 “발주 마감시간은 오전 9시까지다. 늦잠을 자거나 한눈을 파는 사이에 FC가 발주를 하면 앉아서 당하는 거다. 도착한 제품을 보고 또 당했구나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FC가 바뀐다고 강제발주가 근절되진 않는다. 본사가 경각심을 갖고 문제 해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FC의 갑질이 계속되자 A씨는 중도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6개월에 걸쳐 여섯 차례나 보냈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자 A씨는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하며 지속해서 불만을 표했다. 일주일 뒤 코리아세븐이 A씨에게 회유와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A씨를 20차례 이상 찾아와 위약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이 관계자는 ‘보복 점포’를 내겠다는 으름장까지 놨다. A씨 편의점 옆에 경쟁 점포를 개설하겠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중도해지 위약금이 1억2000만원이다. 계속 영업하는 게 좋을 것이다. 위약금 액수는 조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모든 책임은 점주에게 있다. 모든 대화를 녹음했다. 문제가 생기면 회사 변호사를 통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본사의 끊임없는 회유와 협박에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함께 공포심마저 느꼈다”고 했다. 

A씨는 “힘이 없는 일반 점주가 대기업을 상대로 싸우는 게 쉽지 않다”면서 “2년 동안의 임의발주 내역과 6차례의 내용증명을 30장 분량으로 정리해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공정위조차 ‘본사에서 잡아떼면 증거로 채택하기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A씨는 “FC가 직접 강제발주하는 모습을 CCTV 등으로 찍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사실상 불가능한 방법”이라며 “공정위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편의점 수는 4만 개를 돌파하며 사실상 포화상태다. 더욱이 18년 만에 업체 간 일정 거리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제가 부활하면서 ‘가맹점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FC들의 실적 압박으로 이어져 가맹점주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점주들은 호소한다. 실제로 지난 3월 코리아세븐에서 FC들을 압박해 제품 발주 및 판매를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전국편의점가맹점주협회 관계자는 “강제발주가 사실이라면 협회 차원에서 절대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한때 논란이 됐던 이후 체계적인 관리·감독을 실행하고 소통 활성화를 위한 신문고 게시판도 운영하고 있다”며 “퇴근 시간에 맞춰 종료되는 PC오프제와 함께 지난해부터는 ERRC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강제발주는 정말 황당무계한 말이다. 그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신상품이 나오면 점주에게 안내를 하게 돼 있다. FC가 가맹점주의 허가를 받고 대신해서 발주하는 상황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FC가 가맹점주 몰래 발주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발주시스템은 오로지 가맹점주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씨의 중도해지 요청 이유가 타 브랜드로 바꾸기 위함인 걸로 알고 있다. FC와의 강제발주와는 전혀 무관하다. 또 A씨가 내용증명을 보낸 뒤 담당 팀장과 FC가 찾아가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A씨가 거부했다”며 “본사에서 보복 점포를 언급한 적도 전혀 없다. 또한 A씨가 주장한 중도해지 위약금은 편의점 개점 당시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한 시설잔존가의 금액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 79.66%,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8.76%,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4.02% 등 롯데 측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법률상 미국 브랜드지만 지분 구조에 따라 로열티는 일본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지은 기자 heyg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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