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10만명’ 충남 최대 맘카페에 올라와 급속히 퍼지고 있는 글

2019-07-2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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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유관순 생가가 있는 이곳에서 일본제품을 구입할 텐가”
“충무공 위패 모신 현충사, 역사의 아픔 서린 망향의 동산도 있는데…”
“과거를 보지 않겠다면 현재와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달라”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천안아산줌마렐라’에 올라온 글 하나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천안·아산 결혼여성들의 모임인 ‘천안아산아줌마렐라’는 회원 수만 10만명이 넘는 유명 커뮤니티다. 충남 최대의 커뮤니티로서 천안·아산 지역의 여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17년 운영의 묘를 살리려고 법인으로 전환했으며, 그해 8월엔 '미드미즈 컴퍼니'를 설립해 벤처 승인까지 받았다. 벤처 승인을 받은 맘카페는 미드미즈가 최초다.

이 카페의 매니저인 위민경씨는 최근 카페 공지사항에 글을 올려 일본제품 불매 운동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위씨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이라면서 “모두에게 무조건 동참하라고 말할 순 없다. 그래도 몇 명의 회원 분들이라도 마음이 움직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고 말했다.

먼저 위씨는 천안·아산은 역사적으로 반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운동을 펼쳤던 중심지가 바로 천안·아산 이곳이다. 또한 천안·아산에는 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독립운동을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독립기념관이 있고,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유관순 열사의 생가가 있고,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던 아우내 장터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임진왜란 때 배 12척으로 수백 척의 일본 수군을 막아냈던 이순신 장군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현충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위씨는 “성거에 위치하고 있는 ‘망향의 동산’은 어떠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인지 아나”라고 묻고 “제국주의 침략 시절 고국을 떠난 강제징용 노역자들, 일본군 위안부들의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슬픈 역사의 중심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이다”라면서 “이렇게 천안·아산은 역사 속에서 항일운동의 중심지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씨는 회원들에게 “꼭 일본 맥주, 일본 기저귀, 일본 육아용품, 일본 생활품을 지금 급하게 써야 하는 이유가 있나”라고 묻고 “같은 가격에 더 좋은 혹은 비슷한 대한민국 제품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여행 자제도 당부했다. 위씨는 “이번 여름에도 일본으로 가나? 불매운동의 최대 효과는 신규 수요를 차단하는 것으로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안 사고, 안 먹고, 안 가는 것으로 효과가 극대화한다”고 설명했다.

위씨는 “천안·아산의 경우 작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수만명 이상의 가족들이 반도체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기업체들이 어려우면 우리 같은 일반 서민들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말주변이 없어서 더 고급스럽게 표현해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과거를 보지 않겠다면 현재와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위씨는 “불매운동의 목표는 말도 안 되는 트집으로 우리를 협박하는 현 일본 정권에 타격을 주는 것이지, 일본과 관련된 모든 것을 혐오하고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우리끼리 싸우지 않았으면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서로 싸울 필요는 없다”고 했다.

<위씨가 올린 글의 전문>

안녕하세요. 천안아산줌마렐라 매니저입니다. 이 글을 쓰기위해 오랫동안 고민과 많은 생각정리가 필요했습니다. 모든 분들이 같은 생각이 아닌걸 알지만, 그래도 충남의 제일 큰 커뮤니티로서, 많은 분들이 보는 상위권의 맘카페인 줌마렐라기에(마음 같아선 모든 맘카페에서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다소 불편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꼭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불매운동의 지지가 아무런 잘못도 없는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천안아산의 많은 반도체 관련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분들과 그들의 생존권을 먼저 위협하려 한 것은 일본이기에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일본 불매운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동'입니다. 모두 다 동참하라고 무조건이라고 말씀 드릴 순 없습니다. 그래도 바로 아셔야 하고, 제가 알려드리면 몇 명의 회원 분들이라도 마음이 움직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써 봅니다.

일제 강점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운동을 펼쳤던 중심지’가 바로 천안·아산 이곳입니다. 또한 천안·아산에는 선열들을 기리기 위해 천안에는 독립운동을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독립기념관’이 있고,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유관순 열사의 생가가 있고, 만세 소리가 울려 퍼졌던 아우내 장터가 있습니다.

임진왜란 때 배 12척으로 수백 척의 일본 수군을 막아냈던 이순신 장군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현충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성거에 위치하고 있는 ‘망향의 동산’은 어떠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인지 아시나요? 제국주의 침략 시절 (일본) 고국을 떠난 강제징용 노역자들, 일본군 위안부들의 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슬픈 역사의 중심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입니다. 이렇게 천안·아산은 역사 속에서 항일운동의 중심지였습니다.

여러분, 꼭 일본맥주. 일본 기저귀. 일본육아용품. 일본생활품을 지금 급하게 쓰셔야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같은 가격에 더 좋은 혹은 비슷한 대한민국 제품이 있습니다. 일본여행이 저렴해서 많이들 가시죠? 이번 여름에도 일본으로 가실 건가요? 불매운동의 최대 효과는 신규수요를 차단하는 것으로 생기는 것임을 명심합시다.(더 이상 새로운 것을 안 사고, 안 먹고, 안 가는 것으로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지금 있는 것들은 어쩔 수가 없겠죠. 이미 구입한 제품을 쓰지말라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합시다.(일본 브랜드의 차를 탄다고 해서 매국노라 욕하고 우리끼리 분열하는 것은 아베가 그토록 바라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참하지 않는 분들을 비난해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변화해야 합니다. 천안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 천안을 방문하는 일본관광객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이분들에게 더 친절하게 대해서 우리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너무 과거의 역사에 국뽕(?) 취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제 현실을 보셔야 합니다. 천안·아산에는 반도체 관련 작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수만명 이상의 가족들이 의존해 있습니다. 지금도 한국내수경기는 어렵습니다. 경기가 너무 어려워서 체감경기는 마이너스로 느껴지고 있는데 이렇게 실질적으로 기업체들이 어려우면 우리 같은 일반 서민들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말주변이 없어서 더 고급스럽게 표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금 과거를 보지 않겠다면 현재와 우리자녀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해보십시오. 언제까지 일본의 한마디에 우리나라가 꿈틀해야하는 대한민국을 물려주실 건가요.

오늘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일본여행공유카페 '네일동'카페가 잠정휴식기에 들어가는 실질적으로 카페운영을 문 닫았습니다. 그 공지를 적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힘드셨을까요. 결단력을 보여주신 네일동카페 운영자님을 존경하고 정말 많은 고민과 질타속에 힘든 결정이었노라 박수쳐드리고 싶습니다.

불매운동의 핵심은 말도 안되는 트집으로 우리를 협박하는 현 일본 정권에 타격을 주는 것이 목표이지, 일본과 관련 된 모든 것을 혐오하고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불매운동하지 않으면 매국노라고 친일파냐고, 불매운동만 하면 무조건 애국자냐고 우리끼리 싸우지 않았으면 합니다. 개인의 생각이 다름을 서로 싸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저는 카페를 이끄는 운영자로서 일본의 행동에 NO라고 작은 목소리를 함께 내자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천안아산줌마렐라라는 10만명의 지역주민이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의 운영자로서 여러분들의 생각을 함께 나누고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금 독립기념관에서 지난주부터 전시회를 합니다. 가족들과 다같이 한번즈음 가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저부터 이번주에 아들과 다녀오겠습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