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내 옆에 음식이”…로봇이 서빙하는 '메리고키친'

2019-07-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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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푸드테크 기술 집약한 '미래식당'
모노레일 로봇 첫 선…'효율성·편의성'에 초점

23일 서울 송파구 '메리고키친'에서 주문한 음식을 서빙하는 모노레일 로봇. / 뉴스1
23일 서울 송파구 '메리고키친'에서 주문한 음식을 서빙하는 모노레일 로봇. / 뉴스1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직원이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려 직원을 쳐다봤지만 그의 손에 음식은 없었다. 대신 직원은 벽에 있는 모노레일 로봇을 가리켰다. 어느 새 기자가 주문한 음식을 올려놓은 로봇이 테이블 옆 모노레일 위에 도착해 있었다.

◇우아한형제들의 야심작 '메리고키친'…"로봇이 서빙 '척척'"

23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메리고키친'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스마트오더와 서빙로봇 등 푸드테크 기술을 적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점심 시간에 찾아간 메리고키친 매장은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직장인들이 테이블을 가득 메웠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비대면 스마트오더 방식으로 익숙하게 주문을 했다.

기자는 벽면에 모노레일이 설치된 테이블에 앉았다. 주문한 메뉴는 '연어라이스'와 '자몽주스'. 기자 역시 스마트오더로 쉽게 주문에 성공했다. 이미 다른 매장에서 일부 도입된 기술이기에 어렵지 않았다.

메리고키친의 주문 방식은 간단하다. 배달의민족 앱을 열고 오른쪽 위 QR코드 버튼을 누른 뒤 테이블 위 QR코드로 접속하면 메리고키친의 메뉴가 뜬다. 여기서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장바구니에 담아 결제하면 된다.

10분 정도 기다리자 모노레일 로봇이 연어라이스를 갖고 왔다. 서빙로봇이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음식을 전달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기자는 모노레일 로봇이 서빙한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다. 앱에서 알림 설정을 하지 않아 생긴 문제였다.

대신 직원이 음식이 도착했음을 알려줬다. 기자는 음식을 테이블 위에 놓고 음식을 받았다는 의미로 벽면에 설치된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모노레일 로봇은 다시 주방으로 되돌아갔다.

모노레일 로봇은 우아한형제들이 메리고키친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술이다. 주방에서 로봇 위 트레이에 음식을 올리면 벽면에 설치된 모노레일을 오가며 입력된 테이블까지 음식을 전달한다.

메리고키친 전경 / 배달의민족 제공. 뉴스1
메리고키친 전경 / 배달의민족 제공. 뉴스1

◇테스트했던 푸드테크 기술 총동원…"효율·편의성 초점"

그동안 우아한형제들은 피자헛 등 여러 업체들과 협업해 푸드테크 기술을 시험해왔다. 대부분의 경우 서빙로봇 등 일부 기술을 한정된 기간 내에 시범 운영하는 형태였다.

반면 메리고키친은 업장을 운영할 때 가장 잘 맞는 기술을 모두 적용,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첫 사례라는 게 우아한형제들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메리고키친은 매장과 우아한형제들이 서로 협의 하에 함께 운영한다. 업주는 메뉴 구성, 요리, 직원 관리, 매출 관리 등 운영 전반을 책임지며, 우아한형제들은 미래 기술을 구현하고 관리하게 된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번 매장은 업주의 제안을 통해 오픈하게 됐다"며 "업장의 효율성과 편의성에 초점을 뒀기 때문에 완전 무인화된 매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고객이 그때 그때 필요한 물이나 냅킨 등은 사람이 서빙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메리고키친은 그동안 시범 운영을 통해 축적된 오류 등을 시정해 모든 기술을 연동, 상시 운영 형태로 문을 연 첫번째 매장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며 "보여주기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매장이 별 문제없이 운영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우아한형제들은 해당 매장을 통해 서빙로봇과 스마트오더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업주가 사용할 주문 및 매출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등 효율성과 편의성을 더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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