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클럽 미화하냐"…개봉 전부터 '넌씨눈' 소리 듣고 있는 영화

2019-07-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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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범죄 온상으로 지탄받는 클럽 미화 여지있다는 비판 나와
실제 버닝썬에서 촬영하기도…기획 및 촬영 자체는 '버닝썬 사건' 이전에 이뤄져

영화 '양자물리학'이 개봉 전부터 구설에 휩싸였다.

오는 9월 개봉이 확정된 '양자물리학'은 검찰, 정치인이 연결된 유명 연예인 마약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정의로운 클럽 사장' 이찬우(박해수 분)이 나선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영화 개봉 소식과 시놉시스가 알려진 후 트위터 등 SNS에서는 부적절하단 비판이 나왔다.

영화 '양자물리학' 포스터
영화 '양자물리학' 포스터

버닝썬 사건과 흡사한 시나리오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정의로운 클럽 사장'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게 문제가 됐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현실에선 클럽 사장도 범죄자인데 정의의 편으로 포장하냐', '이 시국에 정말 어처구니없는 시놉시스', '정의로운 클럽 사장은 뭐야. 따뜻한 프라푸치노 같은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실제 사건에서는 클럽 측도 정관계와 유착되어 온갖 범죄와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클럽을 미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화를 사건 여파가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개봉하는 게 부적절하단 지적이다.

버닝썬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 모자이크 처리된 버닝썬 로고와 글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 이하 영화 '양자물리학' 예고편
버닝썬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 모자이크 처리된 버닝썬 로고와 글자가 희미하게 보인다 / 이하 영화 '양자물리학' 예고편
클럽 버닝썬에서 1억 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만수르 세트'
클럽 버닝썬에서 1억 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진 '만수르 세트'

영화가 실제 클럽 '버닝썬'에서 촬영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30일 뉴스엔 보도에 따르면 '양자물리학'은 지난 2018년 성업 중이던 버닝썬 메인 스테이지를 비롯해 클럽 장소 일부를 빌려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시내 몇몇 유명 클럽에 영화 촬영을 위한 장소 대여를 요청했고, 버닝썬이 수락하면서 촬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예고편에는 버닝썬 사건 당시 화제가 된 고가 양주 세트 '만수르 세트'가 등장하기도 한다.

영화 관계자 측은 버닝썬 사건과 선긋기에 나섰다. 관계자는 "지난해 이미 촬영을 마친 작품이라 애초 기획부터 버닝썬 사건에서 착안한 영화가 아니다"라고 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