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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민폐국가” 문 대통령 발언이 전례 없이 강경한 비판인 놀라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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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죄악시하는 일본의 자존심 긁는 발언
  • • 문 대통령 “이기적인 민폐 행위, 국제사회 지탄 면치 못할 것”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일본을 ‘민폐 국가’로 규정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열린 일본 각의에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지 약 4시간 만인 오후 2시쯤 청와대 여민관에서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일본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모두 발언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우방으로 여겨왔던 일본이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 참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일본의 조치는 양국 간의 오랜 경제 협력과 우호 협력 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서 양국 관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등의 강경한 어조로 일본의 결정을 비판했다.

특히 문 댄통령은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뜨려 세계 경제에 큰 피해를 끼치는 이기적인 민폐 행위로 국제사회의 지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을 ‘민폐 국가’로 규정하는 발언을 통해 남에게 폐를 끼치는 ‘메이와쿠(迷惑)’를 죄악시하는 일본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려고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와쿠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일본인 특유의 사회 통념을 일컫는 말이다. 민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용되는 보편적인 개념이지만, 일본인들은 단순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상대방 마음을 헤아려 상호 갈등의 불씨가 될 만한 행동을 금기시한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통념이 극도로 발전해 자리 잡은 것이 일본 특유의 토론 문화인 ‘네마와시(根回し)’다. 일본은 다른 나라에선 하루나 이틀 안에 결정할 사안을 질질 끄는 경우가 많다. 네마와시는 나무를 옮겨심기 전에 뿌리를 둥글게 다듬는 것을 말한다. 의사 결정을 하기 전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조정해 나중에 ‘화’를 깨뜨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로 네마와시다.

일본을 민폐 국가로 규정한 것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일방적으로 내린 일본에 대한 전례 없이 강경한 비판인 셈이다.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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