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아베 유세 현장에서 야유 보낸 시민에게 벌어진 일

2019-08-08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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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물러가라' 외친 시민에게 벌어진 일
사복 경찰 5~6명에 의해 격리조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지난달 선거유세 때 야유를 한 시민을 경찰이 현장에서 붙잡아 끌어낸 것은 "경찰의 중립성에 의문을 품게 한 조치"였다고 경찰 감독기관 책임자가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홋카이도(北海道) 경찰 감독기구인 도(道)공안위원회 고바야시(小林) 히사요 위원장은 6일 도의회 총무위원회에서 경찰이 총리의 연설에 야유를 보낸 시민을 격리해 "경찰 직무집행의 중립성에 의문을 품게한 건 유감"이라고 밝혔다.

고바야시 위원장의 발언은 야마네 마사히로(山根理広) 민주·도민연합 소속 도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고바야시 위원장은 경찰의 유세현장 시민 격리 사건 발생 후 7월17일과 31일 2차례에 걸쳐 홋카이도 경찰 당국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다고 밝히고 이를 토대로 도 경찰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실히 확인할 것과 도민에게 알기 쉽게 설명할 것, 불편부당하고 공평하게 직무를 수행하도록 지도했다"고 답변했다.

오사카 교도 = 연합뉴스
오사카 교도 = 연합뉴스

홋카이도에서는 지난달 15일 아베 총리가 삿포로(札晃)시에서 거리유세를 할 때 한 시민이 "아베, 그만둬라. 돌아가라"고 외쳤다가 사복 경찰 5~6명에 의해연설 장소에서 떨어진 곳으로 격리됐다. 같은 유세 중 "증세 반대"를 외친 여성 유권자도 마찬가지로 경찰에 의해 강제로 이동되기도 했다.

이후 도쿄도(東京都)에 사는 한 남성이 7월19일자로 삿포로 지검에 이 사건을 고발했다. 이 남성은 고발장에서 "성명 불상 경찰관 적어도 10여명"의 행위가 특별공무원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총무위원회에 출석한 야마기시 나오히토(山岸直人) 도 경찰본부장 등 도경 간부들은 유세현장에서 야유를 보낸 시민을 격리한 법적 근거와 조사에 시간이 걸리는 이유를 추궁하는 질의에 "고발장이 제출된 사안이라 답변을 자제하겠다"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도 경찰 당국은 애초 아사히 신문의 취재에 "트러블 방지와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방해' 위반에 해당할 우려가 있어 경찰관이 말을 걸었다"(7월16일)고 설명했으나 17일부터는 법적 근거로 제시했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사실(관계)을 확인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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