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제보자’ 김상교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비장한 글

2019-08-1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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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착은 사라지고 마약 문제만 남아… 내 삶은 묶여 있다”
“가진 걸 잃을까 눈감으면 돌이킬 수 없는 날 언젠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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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버닝썬 사건의 제보자인 김상교씨가 인스타그램에 비장한 글을 올려 버닝썬과 권력의 유착 의혹을 끝까지 캐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씨는 지난 8일 인스타그램에서 올린 글에서 시작부터 거대한 권력과의 싸움이 예정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버닝썬과 권력의 유착 정황을 조사 및 분석했고, 이를 통해 검은 돈, 검은 권력, 성과 마약의 알고리즘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권력에서 이어지는 연예인 성범죄, 마약, 유착, 약물 성폭행, 몰카 폭행, 돈세탁, 뇌물, 횡령, 탈세, 성접대, 성매매에 대해 전 방위적으로 파고들었다”면서 “어디에 어떻게 언제 제보하는 것이 적절할지, 내 뉴스를 상대가 덮으면 어떤 뉴스를 어디서 꺼내야 할지 (결정하기 위해) 모든 미디어와 여론을 항시 모니터링하며 홀로 계속해서 연구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버닝썬 사건의 수사 방향은 ‘마약사범과의 전쟁’에만 맞춰지고 말았고 경찰 유착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김씨는 “대한민국에 마약이 숱하게 존재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마약에 대한 옅어진 법적제재와 이를 방관해왔던 부패한 공권력”이라고 지적하고 “분명하게 권력은 버닝썬을 비호했고 유착은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10개월이 흐르며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이 바뀌었지만, 아무 조사 없이 제 삶과 인생은 아직도 묶여 있다”면서 “이러리라는 것을 알고 내 조국이 온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내 시간을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저는 제가 밝혀낸 부분에 대해 얘기할 의지가 있다”면서 “덮지 않아야 한다. 바로 잡아야 할 건 바로 잡혀야 된다. 부끄럽다고, 내가 가진 걸 잃을까 눈감으면 돌이킬 수 없는 날은 언젠가 온다”고 했다. 버닝썬과 권력의 유착 의혹을 끝까지 캐고 말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김상교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 전문>

작년 11월 24일 폭행사건이 났었죠. 사건을 덮으려는 버닝썬과 경찰측의 유착의 정황이 보였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반기를 들고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10개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아직 홀로 서있고, 정부는 멈춰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그 사이 얼굴도 뵌적 없는 담당검사는 4명이 바뀌셨고 검찰조사는 아직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폭행사건에서 포착된 유착의 정황을 근거로 파헤치고 조사하고 분석하기 시작했고 검은 돈,검은 권력, 성과 마약의 알고리즘이 있음을 파악했습니다.

12월부터 혼자 조사를 시작했고 거대한 권력과의 싸움이 예정된 걸 알았고 준비와 시작은 제 스스로 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일개 시민이여도 이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못 볼 걸 봤으니까요.

1월 28일 MBC와의 첫 보도 전 모든 걸 미리 준비해야 싸울 수 있다 판단했고 3주치 뉴스는 항상 앞서 있어야 된다는 판단에 자료조사와 증거를 수집하고 각 언론사의 편향을 공부했습니다.

수 십명의 사람들을 만나왔고 그들의 세계에 맞는 색채를 시시각각 저에게 입히면서 '같은 사람'임을 입증하며 그들의 정보를 얻었죠. 그건 당시에 이미 시작된 싸움에서 살기 위한 생존카드이자 무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정보를 다시 조사하고 다시 제보받고 증거와 증인을 찾았고 그들을 저의 논리로 설득했고 언론사 카메라 앞에 모셨습니다.

카테고리는 다양했고 계속해서 준비했습니다. 권력에서 이어지는 연예인 성범죄, 마약, 유착, 약물 성폭행, 몰카 폭행, 돈세탁, 뇌물, 횡령, 탈세, 성접대, 성매매. 이 문제들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파고들었고 어디에 어떻게 언제 제보함이 적절할지 내 뉴스를 상대가 덮으면 나는 어떤 뉴스를 어디서 꺼내야 할지 모든 미디어와 여론을 항시 모니터링하며 홀로 계속해서 연구하고 준비했습니다. 3주 앞을 항상 미리 상상하고 만들어 가면서요. 모든 일과 사업을 멈추고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3월 예정됐던 검찰 송치는 경찰총장 '윤총경'의 승리카톡방 등장 이후 검찰송치 자체가 미뤄 졌었습니다.

검찰송치가 미뤄진 사이 경찰수사는 길어졌고 대한민국 뉴스면은 경찰 유착에서 조금씩 멀어지며 연예계 마약사범들로 헤드라인을 매일같이 장식했습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께서는 검경수사권 조정을 지키겠다는 뜻과 버닝썬수사에 강한 의지를 비치셨으나, 문무일 전 검찰총장의 퇴임 시기인 7월까지 경찰의 버닝썬 수사는 연장되었습니다. 그리고 잡혀간 건 6000여명의 마약사범 경찰유착과 경찰폭행에 대한 적절한 조치는 없었죠.

맞습니다. 버닝썬의 방향은 단순 마약사범과의 전쟁으로 야바위가 되었습니다. 그 많던 카테고리 중, '마약'만 남았습니다.

대한민국에 마약이 숱하게 존재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마약에 대한 옅어진 법적제재와 이를 방관해왔던 부패한 공권력입니다. 분명하게 권력은 버닝썬을 비호했고 유착은 드러났습니다.

10개월이 흐르며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이 바뀌었지만, 아무 조사 없이 제 삶은 제 인생은 아직도 묶여 있습니다. 이러리라는 것을 알고 나의 시간을 투자한 겁니다. 내 조국이 온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요.

저는 제가 밝혀낸 부분에 대해 얘기 할 의지가 있습니다. 덮지 않아야 합니다. 바로 잡아야 할 건 바로 잡혀야 된다고 봅니다. 부끄럽다고, 내가 가진 걸 잃을까 눈감으면 돌이킬 수 없는 날은 언젠가 옵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