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재판 열리던 법정을 크게 술렁이게 만든 ‘고유정 변호사의 한마디’

2019-08-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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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전남편, 변태성욕자” 주장
유족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앞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도민들이 줄서있다. 이날 방청은 제주지법 최초로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다.  / 뉴스1
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앞에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 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도민들이 줄서있다. 이날 방청은 제주지법 최초로 선착순으로 방청권을 배부했다. / 뉴스1
전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의 범행 전 행동은 뭔가 의심스럽다. 인터넷에서 '졸피뎀’(수면제) ‘니코틴 치사량’ '뼈 무게'나 '뼈 강도' 등을 검색했다. 12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선 고유정 측이 이처럼 의심스러운 행동에 대해 어떻게 해명할지가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고유정의 변호인은 계획 범행을 아예 부인하는 식으로 재판에 임했다. 변호인은 고유정이 의심스러운 단어들을 검색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범행과는 직접적인 관련성은 부인했다. 졸피뎀은 '버닝썬 사건'을 검색하면서 연관 검색어로 자연스럽게 검색하고, ‘니코틴 치사량’은 흡연가인 현 남편 때문에 검색했으며, '뼈 무게'나 '뼈 강도'은 현 남편에게 감자탕을 해주려고 알아보다가 검색했다는 식이었다. 심지어 고유정 변호인은 졸피뎀이 검출된 이불에 묻은 혈흔도 전남편이 아니라 고유정의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변호인은 "아버지 없이 살아갈 아들의 인생을 생각해서라도 (고유정이) 선처 받아 (아들의) 인생을 책임져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날 공판에서 고유정 변호인은 전남편이 변태성욕자였다는 주장까지 내놔 검찰과 전남편 유족, 방청객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변호인은 “피해자(전남편)가 설거지하는 고유정의 뒷모습에서 옛날 추억을 떠올렸고 무리한 성적 요구를 피고인(고유정)이 거부하지 않았던 과거를 기대했던 것이 비극을 낳게 된 단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고유정이) 피해자의 변태적인 성관계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 사회생활 하는 전남편을 배려했다”라고 말했다.

검찰과 전남편 측 변호인은 고유정 변호인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고유정이 '졸피뎀' '니코틴 치사량’ '뼈 무게'나 '뼈 강도' 등을 연관 검색어로 검색했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선 네이버와 구글 검색을 통해 자신이 직접 쳐서 검색한 것이라고 반론했다. 전남편 측 변호인은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면서 “죽은 자는 말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터무니없는 진술을 내놓은 점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청객에서도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추잡스럽다”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고유정은 수감번호 38번이 적힌 죄수복을 입고 등장했다. 그가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객석이 웅성거렸다. 일부 방청객은 "살인마"라고 외쳤다. 그가 머리를 늘어뜨려 얼굴을 가리자 방청객들 사이에서 "머리를 걷어라"라는 항의가 나왔다. 고유정은 검찰이 공소장을 읽자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2일 오후 2시 열린다.

고유정의 체포 당시 모습. 경찰이 촬영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캡처한 것이다. / 뉴스1
고유정의 체포 당시 모습. 경찰이 촬영한 동영상 중 한 장면을 캡처한 것이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