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에어컨 꺼진 KTX 혼자 운전하다가 쓰러진 기관사

2019-08-1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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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한겨레 단독 보도 내용
KTX 기관사 운전실 에어컨 고장으로 쓰러져 병원 이송

이하 셔터스톡
이하 셔터스톡

승객 300여명을 태운 고속철도(KTX) 기관사가 운전실 에어컨 고장으로 40도 가까운 고온에 노출된 채 열차를 운전했다. 그러던 중 기관사는 심신 이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갔다.

13일 한겨레는 운전실 에어컨 고장에 쓰러진 기장과 관련해 보도했다. 케이티엑스는 열차 운행을 담당하는 기관사가 1명 뿐이라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저녁 포항역에서 서울역으로 향하던 케이티엑스 산천 472호에서 기장 A(51) 씨가 에어컨이 고장 난 열차에 올랐다가 얼굴과 손발에 마비증상을 일으켰다.

A 씨는 결국 중간 정착역인 대전역에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이송됐다. 현재는 퇴원한 뒤 병가를 낸 상태다. 열차는 귀가 중이던 다른 기관사가 대체 투입돼 운행됐다.

문제는 사고 1~2일 전 운전실 에어컨 이상이 이미 보고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예비 차량이 없다'며 정비하지 않은 상태로 운행하다 사건이 발생했다. 연일 이어지던 폭염 날씨였지만 케이티엑스는 시속 300km로 운행하느라 창문 개방조차 어려웠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지난 5일 대책회의를 열어 신속한 차량 교체를 위한 예비 차량 확보를 계획하기로 했다. 주요 역에 냉풍기를 배치하고 냉방장치 이상이 있는 차량에는 얼음 조끼 등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9일에는 낮 기온 35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KTX 승객 칸 에어컨이 고장 나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했다. 승객들은 1시간 40분 간 찜통 객실에서 무더위를 견뎌야 했다.

승객들 항의에 코레일 측은 사과 방송과 함께 생수와 물수건을 제공하고 요금 50% 환불 조치했다.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