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괴롭힌 '밀정'의 정체 뒤늦게 알게 된 독립운동가 후손의 반응

2019-08-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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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정보를 빼돌리는 역할 했던 '밀정'
독립운동가 후손, '밀정' 정체가 가족이었다는 사실 뒤늦게 알게 돼

유튜브 'KBS News'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뒤늦게 '밀정'이 가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13일 방영된 KBS1 '시사기획 창'에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측근으로 활동하며 일제에 정보를 넘겨줬던 '밀정'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제작진은 일본 외무성 등에서 기밀 서류 약 5만 장을 분석해 총 895명의 '밀정' 혐의자 명단을 실명 공개했다.

이날 곽윤수 독립운동가의 딸과 손주 역시 방송에 출연해 '밀정'이 누구였는지 뒤늦게 알게 됐다. 곽윤수 독립운동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사무실과 숙박소를 제공하면서 조사원으로 활동했다. 일본에서 발굴한 문서에 따르면, 곽윤수 선생은 아내의 동생인 처남에게 배신당하는 일을 겪었다.

이하 KBS1 '시사기획 창'
이하 KBS1 '시사기획 창'

곽윤수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임시정부 초기 인물 225명이 담긴 파노라마 사진을 집에 걸어두고 있었다. 이 사진이 일본에 넘어가면서 임시정부 초기 활동가들 얼굴이 수배 전단에 등록되는 등 핵심 정보가 누출됐다. 엄밀히 보관할 것을 약속한 이 사진을 넘긴 것이 곽윤수 선생의 처남이었다. 일본 측 기밀문서에는 "밀정이 곽윤수 처남을 시켜 사진을 가져오게 했다"고 나와 있다.

제작진은 후손들에게는 충격적일 수 있는 내용 때문에 손주만 따로 불러 이 사실을 털어놨다. 손주인 김문렴 씨는 "오늘 이분들 얘기를 들으니 내 마음속 의문이 다 해결됐다"라고 답했다. 그는 "어머니가 그런 말씀을 하셨다. 누군가 외할아버지를 배신했다고"라며 "외할아버지를 일본이 죽이러 온다고 해서 도망갔다"고 말했다.

김문렴 씨는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속상할 필요가 없다. 어느 시대나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공존하기 마련이다"라며 "영웅이 있으면 배신자도 있지 않냐"고 했다.

home 김유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