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1등은 정해져 있었다?…롯데리아 '레전드 버거' 이벤트 놓고 제기된 의혹

2019-08-1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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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 '레전드 버거' 이벤트에서 1위 차지해 재출시 예정된 오징어 버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선 처음부터 오징어 버거가 1위로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 확산

롯데리아가 진행한 '레전드버거' 이벤트에서 '오징어 버거'가 최종 1위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SNS에서는 '부정투표' 음모론이 확산했다. 처음부터 '오징어 버거' 재출시를 위해 롯데리아가 짜놓은 판이었다는 주장이다.

요리 유튜버 '승우아빠'는 지난 12일 유튜브에서 '레전드 버거' 이벤트가 사실상 오징어 버거 재출시를 위한 작전이었다는 주장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유튜브, 승우아빠

승우아빠는 먼저 오징어 버거가 출시 당시 전체 버거 판매량에서 차지했던 비중이 월평균 0.7%~0.8%에 불과했다고 전한 한 언론 기사를 언급했다. 그런 제품이 이번 투표에서 1등을 한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올해 오징어 어획량이 작년에 비해 두 배 증가하면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사실과 롯데마트의 생오징어 판촉 기사가 쏟아져나온 점도 주장을 뒷받침할 정황으로 제시했다. "롯데 측이 오징어를 많이 사서 창고에 박아놨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지 않냐"는 것이다.

이번 투표에서 후보에 오른 다른 버거들은 롯데리아 입장에선 재출시하기 곤란하거나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조리가 까다롭거나, 원가가 높거나, 재고 처리가 어려운 등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오징어 버거는 그런 문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승우아빠는 다만 "이거 다 제 뇌피셜"이라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아달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런 당부가 무색하게 해당 영상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투표 조작설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총 득표수와 득표율이 다르다는 의혹을 담은 도 확산했다. 해당 글은 롯데리아가 밝힌 득표 수를 바탕으로 직접 계산한 득표율과 롯데리아가 홈페이지에 표기한 득표율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롯데리아
롯데리아

롯데리아가 밝힌 오징어 버거 득표 수는 전체 189만 2593표 중 66만 8374표인데, 이는 35.31%에 해당한다. 롯데리아가 밝힌 득표율 45.02%와는 상당히 큰 차이가 나는 수치다.

'레전드 버거' 이벤트는 롯데리아가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이벤트다. 과거 인기를 끈 버거 10종 중 국민 온라인 투표에서 1위에 오른 버거를 재출시하는 이벤트다. 투표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진행됐다.

예선, 결승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된 투표는 사실상 '오징어 버거'와 '라이스 버거' 2파전으로 진행됐다. 예선에서는 라이스 버거가 1위였으나 결승은 반대였다. 오징어 버거는 득표율 45.02%로 36.17%를 기록한 라이스버거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3위는 유러피언 프리코 치즈버거, 4위는 텐더그릴 치킨버거였다.

투표 조작이 적발돼 일부 표가 무효 처리되는 해프닝도 있을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그런만큼 투표가 끝난 후에도 결과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투표조작'이라는 농담섞인 음모론까지 나온 이유다.

오징어버거는 다음 달 중순 재출시될 예정이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