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가격 폭락에 농부는 교통사고'... 옆집 며느리가 카페에 글 올린 사연

2019-08-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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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충북 보은에 양배추 따러가실 '천사맘' 구합니다

양배추 가격 폭락으로 방치된 김응호씨의 양배추 밭 / 엄지연
양배추 가격 폭락으로 방치된 김응호씨의 양배추 밭 / 엄지연

“트럭 당 40만원 입니다."

보은군 내북면에서 양배추 농사를 짖고 있는 김응호씨(48.남)는 도매 수집상에서 턱없이 싼 출하가격을 통보 받자 3,000평 밭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 곳에서 30년째 농사를 짖고 있는 김씨는 이 양배추를 팔고 그 자리에 다른 농작물을 심어야 생계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받은 1차 출하가격은 트럭 당 40만원. 한 트럭에 1,000포기를 실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포기당 고작 400원인 셈이다. 키울때 들어간 비용은 뺀다 치더라고 수확할때 들어가는 인건비와 차량운임비만 계산해도 턱없이 싼 가격이다.

실제 지난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양배추(양배추,상품) 8kg의 도매가격은 4,800원, 포기당 소매가격은 2,864원이다. 이는 1년전 1만 9,360원.6,919원 보다 각각 72.5%.58.6% 하락한 수치다. 작황이 좋아 양배추가 풍년이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김씨는 17일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손가락을 다쳤다. 이렇게 되자 출하는 고작이고 갈아 엎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옆집 며느리가 나섰다.
충북 청주에 거주 중인 엄지연(32)씨는 시댁에 들렀다가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청주 대표 엄마들카페인 ‘맘스캠프’에 사연을 올렸다.
엄씨는 “오는 17~18일 양일간 김씨의 밭에서 소정의 금액만 내고 양배추를 따갈 분 들을 모집한다.”고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현재 ‘맘스캠프’의 운영자에 의해 페이스북에 공유돼 많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엄씨의 글에 따르면 장소는 보은군 내북면 성암리 김씨의 밭이고 입장시간은 오전10시~12시 이며 비용은 가족당 1만원이다. 또 양배추를 딸 때 필요한 도구들은 개인적으로 지참해야 한다.
엄씨는 “양배추는 잎이 억세기 때문에 갈아 엎기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며 "농사짓는 시부모님을 생각하면 남일 같지 않다. 돈이 안되도 좋으니 다음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home 이정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