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한 몸이 대수냐”…전북 119구조대원들의 밤낮 잊은 '계곡 투혼'

2019-08-1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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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폭포 인근 계곡 추락사고 현장서 몸 사리지 않는 작전 감동
완주 동상 계곡서도 어둠 속 구조로 중상자 구해

119구조대원들이 남원 주천면 구룡계곡서 60m 아래로 추락한 남성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로프를 이용, 들것을 들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이하 전북소방본부
119구조대원들이 남원 주천면 구룡계곡서 60m 아래로 추락한 남성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로프를 이용, 들것을 들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이하 전북소방본부
전북 119 구조대원들이 밤낮 가리지 않은 채 몸을 사리지 않는 구조작전으로 이른바 '계곡 투혼'을 불살랐다.

그 어떤 사고 현장보다 접근이 어려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생명도 담보할 수 없는 험난한 계곡 사고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이들을 구해 내기 위한 구조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119구조대원들의 베테랑 정신이 감동 이상으로 발휘되고 있다.

18일 오전 전북 남원시 주천면 구룡폭포 인근 계곡에서 발생한 추락사고 현장에서 119구조대원들의 땀방울이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산악회에서 산행을 온 60대 한 남성이 60m 아래로 떨어졌다는 신고가 이날 오전 10시 59분쯤 소방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본부 상황실은 남원소방서 119구조대에 출동을 즉시 내리면서 지난 달 23일 구룡폭포 인근 계곡서 발생했던 추락사고를 떠올렸다.

계곡 추락사고 구조작업이 다른 구조작업에 비해 2~3배 이상 힘든 점을 알고 있던 상황실은 남원소방서 출동 대원들에게 구조시 필요한 사항들을 세심히 안내하면서 구조시 만반의 준비를 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으로 신속히 달려가던 119구조대는 추락한 남성을 구조하기 위한 구조방법을 머리 속에 그려가면서 현장에 도착했지만, 구조작업은 마냥 녹록치 않았다.

추락한 남성을 구하기 위해선 구조대원들이 직접 몸에 로프를 감고, 또 로프를 잡고 60m 아래로 직접 내려가야만 했던 것이다. 한 발 한 발이지만 서둘러 내려간 구조대는 구조자의 상태를 살폈지만,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도 잠시. 119구조대원들은 사망자의 시신을 온전하게 옮기기 위해 산악용 들것을 내려받은 뒤 다시 로프를 이용해 60m 위로 올리는 작업에 구슬땀을 흘렸고, 다시 들것을 구급차가 있는 도로까지 들고 이동해야 했다.

이 작업을 위해 쏟은 시간만 4시간 가까이 흘렀지만, 119구조대원들은 물 한모금도, 잠시 숨을 돌릴 틈 없도 없었다.

남원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은 "몸이 다친다하더라도 사고자가 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험지라도 달려가야 하는 것이 책임아니겠느냐"며 "하지만 본격적인 구조작업을 하기도 전에 사망자가 생길 경우 구조작업 발걸음이 무거원진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60m 계곡 아래로 추락한 남성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119구조대원이 위험을 무릎쓰고 로프를 이용해 내려가고 있다
60m 계곡 아래로 추락한 남성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119구조대원이 위험을 무릎쓰고 로프를 이용해 내려가고 있다

이에 앞서 전날인 17일 밤에는 완주소방서 119구조대원들이 완주군 동상면의 한 산장 인근 계곡에서 실종됐다고 신고가 접수된 50대 남성을 찾기 위해 앞이 보이지 않는 계곡을 샅샅이 수색하면서 바위 틈새를 넘나들기도 했다.

혹시나 실종자가 부상을 입고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분초를 어둠과 다툴 생각에 마음이 바빠진 구조대원들은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빈 틈 없는 수색작전으로 40분 만에 중상을 입고 바위 아래서 신음하고 있던 남성을 구조해냈다.

이 남성은 119구조대원들의 신속하고 정확한 구조작전에 안전하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home 김성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