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울산 7세 여아 '아동학대' 의심 사망사건 아버지 동거녀 숨진 채 발견

2019-08-2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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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밀양 승용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
경찰, 여자 아이 사망 관련 여부 수사 중

울산울주경찰서 전경  / 자료사진
울산울주경찰서 전경 / 자료사진

아동학대 행위 적발돼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요주의 감시받아

지난 13일 울산에서 발생한 7세 여아 사망사건의 사인이 '아동학대'가 아니냐는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여아의 아버지와 동거녀가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여아의 아버지 송모 씨와 동거녀 최모 씨가 지난 20일 낮 12시 58분쯤 경남밀양시 밀양댐 인근에서 숨진채 발견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송 씨와 최 씨가 승용차 안에서 가스를 피워놓고 숨져 있는 것을 지인이 발견해 신고했다며 유서는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힌 사인을 수사 중이다.

특히, 이들의 죽음이 숨진 여아의 사망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할 예정이다.

숨진 A(7) 양은 지난 13일 새벽 2시 18분쯤 울산 모 병원 응급실에 숨진 채 도착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A 양의 몸 전체에는 피멍이 들어 있었고, 입안에는 긁힌 흔적과 함께 피가 고여있었다.

이것을 발견한 병원 측에서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A 양이 숨진 아버지 송 씨와 동거녀 최 씨의 구타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 왔다.

그러나 송 씨와 최 씨는 아이가 열이 나 해열제를 먹이고 재웠지만 고열이 지속돼 병원으로 데려왔고, 몸의 멍 자국은 평소 형제들과 다툼이 많아 생긴 것이라며 아동학대를 부인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이 숨진 채 발견됨으로써 경찰은 A 양이 아동학대로 인해 사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 양의 외갓집에 따르면 이들 가족은 아동보호기관으로부터 아동학대 행위가 적발돼 요주의 가정으로 감시를 받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A 양은 친어머니가 암 선고를 받은 후부터 오빠(9)와 함께 외갓집에서 7여 년을 지내오다 올해 초부터 울산에 있는 아버지와 함께 아버지의 동거녀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지난 2013년 A 양을 출산한 후 어머니 L 씨가 위암에 걸려 경북 청도군 화양읍에 있는 친정에 남매를 데리고 와서 키우며 병마와 싸웠다는 것이다. 당시 A 양은 생후 10개월이었고 오빠 B 군은 3살이었다.

그 후 지난 2016년 어머니가 오랜 투병 끝에 사망했고, A 양과 오빠 B 군은 외갓집에서 계속 외할머니 등 외가 식구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A 양의 아버지 송 씨는 매달 양육비로 100만 원을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러다 올 1월 아버지가 최 씨와 동거를 시작하면서 울산으로 이들 남매를 데리고 갔다는 것이다.

A 양의 외할머니는 “최 씨의 슬하에도 애들이 3명이 있었다. 아이들이 학대를 당하는 것 같아서 양육권을 가지고 오기 위해 준비를 하던 중 이런 일을 당했다”고 망연자실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월 24일 아버지 송 씨가 이들 남매를 데리고 청도 외가에 왔는데, 그때 남매들이 겁에 질린 듯한 행동을 하고 아무런 말도 못 하고 하룻밤을 자고 갔다는 것이다.

예감이 좋지 않아서 오빠 B 군이 다니는 학교로 찾아갔더니, B 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울기만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그냥 청도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 후 ‘B 군이 폭행을 당했다’고 아동보호소에서 외할머니에게 연락이 왔다고 한다.

학교 선생님은 B 군이 몇 차례에 걸쳐 학교에 10일 정도 결석을 한 일이 있다며 왜 결석을 했는지 물어보아도 B 군이 집 안에서 일어난 일을 바깥에 말하지 말라고 부모님이 말해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해 정확한 결석 사유를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외할머니는 ‘아이들이 위험한 것 같다’고 아동보호소에 보호를 요청을 했으나, 아동보호소 측에서는 "아이들이 집 문을 열어주지 않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숨진 A 양도 어린이집에 자주 결석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연을 전해 들은 청도군 군민들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을 올려 현재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