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고령 운전자 때문에 임신부인 동생, 다리 잘릴 위기에 놓였습니다”

2019-08-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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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버스정류장 인도로 돌진한 70대 운전자 승용차
인도에 서 있던 6개월 임신부 다리 다쳐 8시간 봉합 수술

부산경찰청
부산경찰청

30대 임신부가 버스 정류장 인도에 서 있다가 갑자기 돌진한 70대 운전자 승용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부산에 있는 한 도로 옆 인도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사고로 다리 등을 다친 임신부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6개월 임신부를 친 고령운전자... 꼭 읽어주세요"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는 사고 피해자가 자신의 동생이라고 밝혔다.

글에 따르면 사고 피해자는 무릎 밑 두 다리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어쩌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들었다. 현재는 8시간에 걸친 봉합 수술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다행히 뱃속의 태아는 무사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난임으로 어렵게 얻은 아이라고 했다.

글 작성자는 "(동생이) 다리가 찢기는 극심한 고통에도 무통주사를 반려하며 아기를 지키고 있다. 산모의 모습을 보며 가족으로써, 아이를 둔 엄마로써 참담하기 그지 없고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고 말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사고 가해자 70대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며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긴박한 상황에 사람이 서 있는 인도로 핸들을 틀었던 말도 안 되는 상황 판단이, 떨어지는 대처 능력이 이런 비극을 초래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라며 70대 이상 고령 운전자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운전자에게서 아무 사과도 받지 못했다는 피해자 가족은 현재 '70대 이상 고령 운전자 자격 요건 강화'를 촉구하는 국민 청원을 넣었다며 동의를 부탁하기도 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08년 1만155건이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14년 2만275건, 2017년 2만6713건으로 증가했다. 10년간 2.63배 증가했다.

이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도 2008년 각각 559명, 1만5035명에서 2017년 848명, 3만8627명으로 늘었다.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 사망사고 비율 역시 2016년 17.7%에서 지난해 22.3%로 뛰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가 늘어난다는 우려에 따른 '고령 조건부 면허제도'에 대해 "운전능력 평가에서 떨어진 노인은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 청장은 "조건부 면허는 고령이라고 무조건 면허를 취소하거나 나이가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라며 "운전능력 평가 절차 등을 거쳐 고속도로 운전을 제한하거나 첨단안전장치를 장착하는 등 조건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 사진 / 이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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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