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그 끔찍한 사건 이후 ‘자취족들의 성지’ 신림동의 원룸 문화가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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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림동 강감범 CCTV 영상` 사건 이후 자취방 수요 급격히 줄어
  • • 과거엔 “어디 싼 집 없나요?”… 지금은 “좀 더 안전한 집 없나요?”

5월 28일  SNS상에 공개된 '신림동 강간범 영상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의 CCTV 영상에서 조모씨가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무단침입하려 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여성 대상 범죄가 잇따라 발생한 뒤 자취방을 찾는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원룸 임대인들은 서둘러 방범을 강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림동은 저렴한 임대료와 물가 덕분에 '자취족'들의 터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신림동이 속한 관악구에는 10만 6865명의 1인 가구 주민이 거주한다. 서울 자치구 중 가장 그 수가 많다. 

그런데 지난 6월과 7월 이곳에서 연달아 발생한 여성 대상 범죄로 인해 상당수 신림동 주민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신림동에서 자취 생활을 하는 한 주민은 "교통으로 보나 월세로 보나 살기 나쁜 곳은 아니지만 보안이 크게 신경 쓰인다"며 "취객이 많아 두려울 때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신림동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했다. 그는 "그 사건들 때문에 난리가 난 까닭에 정말 힘들다"고 했다. 그는 "5년을 일했는데 이번 여름의 상황이 최악이다. 수익이 절반 이상 줄었다"며 "여성은 물론 남성들도 이곳에서 집을 구하기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사는 "여성들은 계약할 때 남자 가족들과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또 보다 안전한 도로변 쪽 집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신림동 상황을 전했다. 그는 "월세보다 보안 옵션을 따지는 경향이 심해진 것도 요즘 추세"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원룸 임대인들은 건물 방범을 강화하고 보안장치를 설치하는 등 세입자들의 두려움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부동산정보업체 관계자는 "신림동은 주거 정비가 필요한 곳이 많은 데다 골목이나 후미진 곳이 적지 않아 범죄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또 "워낙 1인 가구 수가 많은 지역이니만큼 범죄도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신림동 원룸 대부분이 CCTV를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좋지 않은 사건이 연이어 읽어난 까닭에 임대업자들이 현관문에 번호 키를 달고 도어락을 교체하는 등 방범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림동 보안 때문에 비상이 걸린 이들은 임대업자들뿐만이 아니다. 경찰도 바빠졌다. 관악경찰서는 신림동 일대에서 1인 여성 안심홈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성 1인 주거가 많은 지역에 형사, 지역경찰, 기동순찰대, 방범순찰대, 자율방범대 등을 집중 배치하고 취약지역에 범죄예방진단경찰관이 직접 방범진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지자체도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달 여성 1인 가구에 디지털 비디오 창, 문 알림 센서, 현관문 보조키, 휴대용 비상벨을 포함한 '안심 4종 세트'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지난 5월 28일 신림동에서 귀가하는 여성의 뒤를 몰래 따라가 강제로 문을 열려는 조모씨의 모습이 담긴 '신림동 강감범 CCTV 영상'이 SNS로 퍼지며 신림동 자취생들을 떨게 만들었다.

지난달엔 유튜브에 '신림동, 소름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상황'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문제의 영상은 한 스타트업 업체가 연출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밝혀졌다.

이다빈 기자 dabin13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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