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가 20년간 성매매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2019-08-2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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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커뮤니티서 올라왔다 사라진 사연 새삼 화제
"어머니 마음을 이해해야" vs "절대 못해" 반응 팽팽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가 내려간 사연이 캡처 사진 형태로 퍼지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가 내려간 사연이 캡처 사진 형태로 퍼지고 있다.
자신의 어머니가 20년간 성매매를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지난 5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누리꾼들에게 새삼 화제를 모으면서 이색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의 20대 고민방에 ‘20년간 몰랐던 X녀 엄마’란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서 글쓴이는 “만약 당신들 같으면 20년간 제 앞에서 착하고 순진하고 바보 같은 사람으로 살아온 엄마가 알고 보니 X녀였다는 사실을 알면 어떨 것 같나. 난 진짜 죽고 싶고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싫은데 엄마를 볼 자신이 없다. 내가 이상한 건가. 진짜 뒤통수 세게 맞은 기분이다. 이 기분 뭘까. 나 어떡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로부터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들은 “그 돈으로 내가 그동안 편하게 입고 먹고 자면서 생활했다면 난 엄마를 비난할 수 없음” “직업이 뭐든 간에 엄마다. 슬프고 부정하고 싶겠지만. 그 엄마가 글쓴이를 위해서 그랬다고 생각해달라” “이런 것도 자식이라고. 부모님이 왜 그렇게 힘든 일을 했어야 했는지 이해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등이다.

하지만 “난 싫을 것 같다. 편히 지내는 것도 그 돈을 어떻게 버는지 모르니 그러는 거지” 등의 반응도 누리꾼들로부터 많은 추천을 받았다.

지금은 해당 커뮤니티에서 삭제된 글을 오늘의유머에서 캡처 사진으로 최근 확인한 누리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다음과 같다.

“어릴 때 본 ‘붓다’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어느 왕자가 어느 날 어머니가 천한 노예 출신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복수심에 사로잡혀 어머니를 노예들이 사는 곳에 가두는 등의 짓을 했는데 붓다가 묻습니다. 더러운 쓰레기장에서 태어났지만 하얗고 고귀한 코끼리와 꽃밭에서 태어났지만 더럽고 못생긴 코끼리 중에 무엇이 더 좋으냐고. 왕자가 쓰레기장에서 어떻게 고귀한 하얀 코끼리가 태어나느냐고 반문했지만 붓다는 이렇게 대답하죠. 그 하얀 코끼리가 널 낳았노라고. 어머니가 무슨 일을 했든 간에 자신을 키워주신 고맙고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분인 건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진정한 사랑은 사랑하지 못할 만한 것들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과거를 가지고 있든 그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며 어머니를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성매매를 직업으로 택한 어머니를 탓하는 사람도 많다.

한 누리꾼은 “이미 자기 자식들한테 욕먹고 의절할 각오 한 거 아닌가? 강제적으로 당한 거 아닌 이상 할 말 없음. '널 위해 몸을 팔았다' 이런 소리를 하는 순간 자식이 얼마나 충격을 먹을지 알 텐데 이기적인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이유는 몰라도 나는 이해를 못할 거 같다. 엄마혼자 애 키우는 집 한둘도 아닌데 그 엄마들은 바보라서 뼈 빠지게 일하나”라고 말했다.

왼쪽 이미지는 픽사베이 자료입니다.
왼쪽 이미지는 픽사베이 자료입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