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 확성기:말 좀 합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3년, 결과는?”

2019-08-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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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기간제 노동자 전환정책 이후 대폭 증가

비정규직 전환정책 파산, 수수방관 노동부를 규탄한다!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선언한 지 3년이 지나고 있지만 전라북도 지자체들의 비정규직은 더 늘었다. 애초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자체에도 부족함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지키지 않는 지자체들과 지키지 않아도 수수방관하는 고용노동부가 만든 합작품이다.

민주노총전북본부는 상반기 전라북도와 각 시군 포함 15개의 지자체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정부의 이런 정규직 전환 정책 이후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살폈다. 결과는 황당하고 분노스럽다. 2017년 정규직 전환 전 당시 정부가 진행한 특별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라북도의 기간제 노동자들은 4,584명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9,619명으로 그 차이가 5천여 명에 이른다. 2017년 1차 실태조사에서 누락된 인원이 상당수 있을 것을 전제하더라도 가이드라인상 정규직 전환 의무가 없어지는 9개월 미만 단기 기간제 노동자들이 대폭 증가했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다. 9개월 이상 근무하는 상시 지속 인원도 2017년 2,420명에서 2019년 2,448명으로 양적으로 증가했다. 이중 연중 상시 12개월 근무자도 1,380명에 이른다.

전라북도 1,867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됐어도 비정규직은 여전히 늘고 있다. 정규직 전환 기준인 9개월 이상 근무자 종사 업무에는 청사관리, 시설관리, 미화, 조리, 시설운영 등 상시 지속업무가 상당수였다. 민간위탁에 노동자들 문제도 심각하다. 전라북도 15개 지방자치단체의 민간위탁 노동자들은 총 6,417명이 일하고 있으며, 사업 예산액은 6,381억 원에 이르러 규모로는 더욱 방대하다. 그러나 지자체들마다 민간위탁에 대한 기준이 통일되어 있지 않아 집계조차 어려우며, 정부 차원에서는 정규직 전환에 대해 지자체에 형식적 검토만을 지시하고 전환 여부를 지자체에 떠넘기는 등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비정규직 고용이 남발되고 있고, 특히 정규직 전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 9개월 미만 단기 기간제를 사용하는 꼼수를 막지 못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애초 ‘비정규직 전환’ 정책이 가진 한계도 여실히 드러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정규직 전환 추진 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실적 부풀리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정규직 전환인원이 15만 7천 명이 이른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무늬만 정규직화라는 비판에 시달린 자회사 전환 사례(코이카)를 모범적 전환 사례로 포함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접 찾아가 격려까지 했다.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고 투쟁하는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분노에 기름만 부은 셈이며, 주무부처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에는 아무 고민도 없음을 반증했다. 전북의 지청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제출한 정규직 전환정책이 다양한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최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도록 요구하러 온 노조 간부와 조합원을 무더기로 고소하며 노조혐오 인식만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지금 당장, 정규직 전환 결정 이후 전수 조사부터 실시하라. 전라북도 내 1단계 정규직 전환에서 전환 제외 결정된 업무의 현황을 파악하고 가이드라인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검토하라. 비정규직 채용 사전 심사제가 적절히 운영되었는지 현황을 전면 조사하고, 신설 업무가 생겼다면 상시지속 여부가 타당하게 검토되었는지 확인하라. 무엇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규제와 제도를 마련하라.

민주노총전북본부는 더 이상 노동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 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탄압받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며, 세금이 낭비되는 상황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부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철저히 책임을 물어갈 것이며,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19년 8월 2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북지역본부

home 김성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