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라고?… ‘역대급 악역’ 라인업으로 폭발적인 화제 모으는 드라마

2019-09-0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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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식 문성근 이경영 정만식 등이 악역
누리꾼들 “그냥 영화 찍어도 되겠다” 열광

SBS 드라마 ‘배가본드’가 역대급 악역 라인업으로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승기와 배수지가 주연을 맡은 ‘배가본드’는 민항 여객기 추락 사고에 연루된 한 남자가 은폐된 진실 속에서 찾아낸 거대한 국가 비리를 파헤치는 드라마다.

‘배가본드’는 은폐된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가족도, 소속도, 이름도 잃은 방랑자(Vagabond)들의 위험천만하고 적나라한 모험에 관한 이야기다. SBS는 ‘배가본드’에 대해 발자국을 쫓는 굶주린 사냥개들과 그들의 목덜미를 노리는 외로운 늑대처럼, 물고 물리고, 쫓고 쫓기며, 엎치락뒤치락 치열하게 싸우는 동안, 한낱 풍문에 불과했던 ‘진실’이 마침내 거대한 모래폭풍이 되어 세상에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스터리와 첩보, 멜로와 휴머니즘이 여타 드라마와는 다르게 치밀하고 스펙터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배가본드’가 특히 주목을 받는 까닭은 백윤식, 문성근, 이경영, 정만식 등 역대급 악역 라인업 덕분이다.

백윤식
백윤식
백윤식은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을 맡았다. 겉과 속이 판이하게 다른 인물이다. 인자하고 사려 깊고 신중한 대중적 이미지는, 철저한 계산 속에서 정교하게 연출된 모습이다. 끝을 모르는 탐욕과 쉽게 끓어 넘치는 독특한 혈기, 때때로 주변 사람을 당혹하게 만드는 품격 낮은 언행은 아주 가까운 지인들만이 아는 그의 본 모습이다. 퇴임을 1년 앞두고 그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주도했다. 미국 굴지의 글로벌 방위산업체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었다. 이때 민항 항공기가 추락했다. 컴퓨터 항법장치와 자동운항장치가 고장을 일으켰다는 보고였다. 비행기 고장사고로 마무리 되는 듯했는데 차달건(이승기)이라는 유가족이 비행기의 추락원인이 테러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화려했던 삼십년 정치 인생이 그 미친 개 한 마리 때문에 송두리 채 나락으로 떨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문성근
문성근
문성근은 국무총리 홍순조를 맡았다. 보수 성향의 동국일보 논설위원 출신이다. 오랫동안 막역한 관계였던 정국표가 대통령으로 당선 될 때 선거 전략본부장을 맡았다. 예술에 조예가 깊고 아마 오단의 수준급 바둑 실력을 지녔다. 특별히 적을 만들지 않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정치권의 마당발로 통했지만, 무색무취의 투명 인간 국무총리라는 언론의 비아냥거림도 듣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는 달리, 그는 정국표에게 멘토와도 같은 인물이다. 정국표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교묘하게 숨겨서 대통령까지 오르게 한 숨은 연출자였다. 간혹 대통령이 상황을 오판하거나 독단에 빠져 있을 때에는 특유의 유연함과 단호함을 섞어가며 설득했다. 임기가 1년밖에 안 남아 레임덕에 접어든 대통령이 4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도 그의 탁월한 보필능력 때문이었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조용한 책사였으며 화려하지 않은 권력 핵심이다. 강성 대통령인 정국표와는 여러모로 궁합이 잘 맞는 인물이다.

정만식
정만식
정만식은 국정원 7국장 민재식을 맡는다. 뛰어난 처세술에, 정치적이고 출세 지향적인 성격이다. 정국표 정권이 들어서자 조직 내에서 승승장구하며 가장 파워 있는 자리를 꿰찼다. 정국표의 측근이자 정권 실세인 윤한기 민정수석과는 고향 선후배 관계다.

이경영
이경영
이경영은 에드워드 박(박기표)으로 열연한다. 다이나믹시스템 코퍼레이션 산하 그룹인 ‘D.K.P(다이나믹 KP)'의 수장이다. 서류상으로 그의 정체는 심플하고 평범하지만 1000개의 얼굴을 가졌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국제적으로 발생한 미스터리한 사건 뒤에, 늘 그가 있었다.

이기영
이기영
악역은 아니지만 이기영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국정원 심리정보국장 강주철을 맡는다. 정국표 정권이 들어서자 국정원 내에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본연의 임무에만 충실하던 베테랑 요원들이 요직에서 밀려나고, 정치적 성향이 강한 사이비 요원들이 조직을 장악했다. 한직으로 밀려나 술에 의존한 채 패배자 같은 삶을 살던 중에 비행기 추락사고가 터졌다. 진실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낸 그는 의욕적으로 부활했다. 그러나 비행기 테러 수사를 종료하라는 상부의 명령이 떨어지자 그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를 위해선 헌신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비밀리에 수사를 강행했고, 결국은 파면 당한다.

누리꾼들은 화려한 악역 라인업에 대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 “그냥 영화 찍어도 되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