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닮은' 리얼돌 청원에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2019-09-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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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지인 등 특정인 형상 리얼돌 관련 청와대 청원
최근 대법원 판결 이후 리얼돌에 대한 갑론을박 일어

리얼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리얼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셔터스톡

여성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리얼돌' 수입과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가 6일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청와대는 연예인·지인 등 특정인, 아동 형상 리얼돌 관련 규제와 처벌을 엄격하게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정수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이날 청와대를 대표해 공식 답변을 했다. 공식 답변은 청와대 SNS로 방송됐다.

강 센터장은 "성인 리얼돌에 관련한 사항입니다. 특히 ‘특정 인물 형상 맞춤형 주문제작 리얼돌’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며 "당사자의 동의없는 ‘특정 인물 형상 리얼돌’의 제작·유통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적 검토를 해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아동형상 리얼돌 문제입니다. 현행법에서는 아동형상 리얼돌이 명확한 규제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습니다"라며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부족한 부분은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므로 국회의 적극적인 논의를 기대합니다. 동시에 정부에서도 아동형상 리얼돌에 대한 규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강 센터장은 "그 외 성인 리얼돌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과 쟁점이 있는 관계로 앞으로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한 현황 파악 및 관련 해외 사례 등을 연구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성숙하고 심도깊은 논의를 거쳐 정책개발과 제도개선 방향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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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이 마감된 6일 현재 26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청원에 동참했다.

청원 제안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그대로 떠와 만든 마네킹과 비슷한 성인기구입니다"라며 "머리 스타일뿐만 아니라 점의 위치, 심지어 원하는 얼굴로 커스텀 제작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청원 제안자는 "한국에선 실제로 연예인이나 지인의 얼굴과 음란 사진을 합성해 인터넷에 게시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라며 "리얼돌도 안 그러란 보장은 없겠지요. 본인도 모르게 본인의 얼굴이 리얼돌이 된다면 정신적 충격은 누가 책임져 줍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얼돌 국민청원 관련 청와대 답변 전문이다.

'리얼돌 수입 및 판매금지' 청원에 대해서 답변드리겠습니다.

리얼돌 관련 청원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람의 모양과 비슷한 성인기구인 리얼돌은 원하는 모습으로 커스텀 제작까지 가능하므로, 이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으로 지난 7월 8일 게시 이후 한달 만에 26만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이번 리얼돌 관련 청원을 통해 관련 국민 여론을 다시 한번 깊게 이해하고, 관련 정부 정책과 현실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점, 청원에 참여하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리얼돌 청원 답변은 먼저 청원의 계기가 되었던 대법원 판결의 주요 취지를 설명드리는 것으로 시작하고, 이어서 리얼돌 관련 우리 정부의 현재 정책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끝으로는 리얼돌 관련 변화하는 현실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정책개발과 관련 제도개선에 대한 약속을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대법원의 주요 판결 취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해당 물품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 왜곡할 만큼 노골적 방법으로 성적 부위나 행위를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한 것이라 볼 수 없고, 둘째, 성적 혐오감을 줄 만한 성기구가 공공연하게 전시, 판매되어 그러한 행위를 제재할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이 아니라면 성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취급하여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일은 매우 신중해야 하며, 셋째 성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사용을 본래 목적으로 한 성기구의 수입 자체를 금지할 법적 근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행정부는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사법부의 확정판결을 따르고, 그 판결 취지를 존중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다만, 이번 대법원 판결은 리얼돌 수입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라고 판단한 것은 아니며, 소를 제기한 해당 물품에 한정하여 수입을 허가하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번 청원과 관련하여 우리 사회에서 짚어봐야 할 몇가지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현행 법령상으로 리얼돌은 청소년의 구매와 접근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청소년보호법은 ‘성기구’를 청소년유해물건으로 분류하여 청소년 유해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소년에게 성기구를 판매·대여·유포하거나 유해표시를 하지 않는 사업자는 처벌토록 하고 있습니다. 리얼돌은 성기구로 청소년유해물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리얼돌은 청소년의 구매와 접근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주기적으로 판매사이트 및 업소를 점검·단속하여 우리 아이들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는 아동형상 리얼돌 문제입니다. 현행법에서는 아동형상 리얼돌이 명확한 규제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동청소년 보호를 위해 부족한 부분은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이므로 국회의 적극적인 논의를 기대합니다. 동시에 정부에서도 아동형상 리얼돌에 대한 규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참고로, 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아동형상 리얼돌에 대해서 판례 또는 수사지침을 통해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도 아동형상의 리얼돌을 규제하기 위한 법률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성인 리얼돌에 관련한 사항입니다. 특히 ‘특정 인물 형상 맞춤형 주문제작 리얼돌’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사자의 동의없는 ‘특정 인물 형상 리얼돌’의 제작·유통에 대해서는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적 검토를 해나가겠습니다. 그 외 성인 리얼돌에 대해서는 다양한 입장과 쟁점이 있는 관계로, 앞으로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한 현황 파악 및 관련 해외 사례 등을 연구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성숙하고 심도깊은 논의를 거쳐 정책개발과 제도개선 방향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청와대 본관 / 연합뉴스
청와대 본관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