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보다 낫다” U18 야구월드컵 한일전에서 몸에 맞는 공 나온 후 벌어진 상황

2019-09-0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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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수 미야기, 모자 벗어 고개 숙이며 사과…이주형도 헬멧 벗으며 화답
WBSC 공식 트위터에 소개되며 SNS서 주목받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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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일 청소년 야구 대표팀이 보여준 모습이 SNS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6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 드림폴파크에서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 슈퍼라운드 2차전 한일전이 열렸다. 결승 진출권이 걸린 이날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일본은 2-0 우세를 이어가다 8회말 3루수 송구 실책으로 2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9회 말 한국 공격 때는 몸에 맞는 공이 나왔다. 일본 투수 미야기 히로야가 던진 4구째 142km 공이 이주형(경남고) 헬멧을 맞췄다.

미야기는 1루로 나간 이주형을 향해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미야기 모습을 본 이주형도 마찬가지로 헬맷을 벗어 고개를 숙이며 화답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는 공식 트위터에 'Respect'(존중)이라는 말과 함께 이 장면을 게재했다. 영상은 8일 현재 1만 번 이상 조회되며 주목받았다.

SNS서는 한일 관계가 최악을 치닫은 가운데 나온 장면이라 감동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트위터에 올라온 해당 영상에는 "증오는 다음 세대에 남겨져서는 안 된다", "아베는 미야기에게 배워라" 등 댓글이 달렸다.

일본 대표팀은 대회 전에는 한국 반일 감정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8일 김해공항으로 입국할 때 일장기 없는 유니폼을 입어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일본 대표팀은 '홍대 일본인 여성 폭행' 사건이 일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영향이었다.

결국 과잉 대응이었음이 드러나자 일본 대표팀은 지난 30일부터 다시 일장기를 부착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승부치기 끝에 5-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지만 7일 열린 슈퍼라운드 3차전에서 미국에 5-8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도 호주에 1-4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며 5위로 대회를 마쳤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