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초등학생 외동딸을 이집트에 '혼자' 여행 보내려고 합니다”

2019-09-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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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교육관이 다른 아내가 '의견 물어본다'며 올린 사연
네이트판 “초등학생이 혼자 배낭여행 가는 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초등학생에서 이제 막 중학생이 되는 아이를 혼자 배낭여행에 보낼 수 있는 부모가 있을까?

여기 있다. 물론 부모 둘 다 동의한 것은 아니다.

지난 19일 네이트판에는 "초등학생이 혼자 배낭여행 가는 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고민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내년에 중학교에 올라가는 딸이 한 명 있고 남편과 겨울방학 때 아이를 배낭여행에 보내는 것으로 갈등이 생겨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글에 따르면 작성자는 남편과 교육관이 달라 다툼이 잦았다. 남편은 자유롭게 키웠으면 하고, 작성자는 평범하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남편의 교육관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라 딸이 저학년 때는 홈스쿨링을 했고 남편과 딸이 뉴질랜드에서 1년 동안 살았던 적도 있다고 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이하 셔터스톡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이하 셔터스톡

그러던 중 이번에는 남편이 당황스러운 제안을 했다. 딸이 평소에 가고 싶다고 했던 '이집트'에 혼자서 배낭여행을 보내자는 것이었다.

작성자는 "그 말을 듣자마자 '또라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집트는 커녕 제주도도 못 보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남편과 딸은 합심해서 아내에게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문명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아랍어 책을 사서 같이 공부하는 등 계속해서 고집을 부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딸은 엄마에게 피피티 발표를 준비해 설득하기도 했다.

작성자는 "남편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너무 좋은 기회라고 말할 것이라고 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 부탁한다"고 했다.

해당 글을 본 이용자들은 "아빠가 미쳤다. 초등생 혼자 옆 도시에 버스타고 놀러가도 불안한 세상에 이집트?", "성인 남성 혼자가도 위험한 곳을?", "남편 분이 제 정신이 아니다" 등 배낭여행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다음날 남편의 입장글이 추가됐다. 작성자의 남편은 "딸은 원래 지금 중학생이지만, 잠깐의 유학과 학교를 늦게 가서 학년보다 두 살이 많다. 그래서 키도 엄마만큼 크고 꽤 성숙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집트 여행을 결심한 건 카이로에 뉴질랜드에서 만난 영국인 친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로에서 친구 집에 있다가 영국에서 10대 아이들 대상으로 하는 배낭여행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방식으로 계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완전한 자유여행도 아니고, 어느정도 안전이 보장된 여행"이라며 "아이가 종교와 인종에 편견 없이 자라길 바라는 것이 이 여행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라는 말도 덧붙였다.

남편이 직접 장문의 글을 남겼지만 해당 글을 본 이용자들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 이용자는 "이상주의자 좋지만 자식 안전에 대해선 그러시면 안 되죠.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닌데 아이 목숨 가지고 도박하고 싶으세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tvN '마더'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tvN '마더'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