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생각 없이 OK 손동작했다간 터무니없는 오해 받을 수도 있다

2019-09-2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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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DL 혐오 상징 목록에 'OK 손동작' 등재
일부 극단적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백인 권력' 뜻하는 제스처로 사용

OK 손동작 / 셔터스톡
OK 손동작 / 셔터스톡

미국에서 'OK 손동작'이 혐오 상징으로 변질됐다.

NPR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9월 반명예훼손연대가 혐오 상징 목록에 'OK 손동작'을 추가했다. 반명예훼손연대는 미국 최대 유대인 비영리단체로, 지난 2000년부터 극단주의자들 활동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혐오 상징 목록을 만들고있다.

OK 손동작은 검지와 엄지를 맞붙여 동그라미를 만드는 동작이다. 일반적으로 '괜찮다' 혹은 승낙의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최근 들어 백인우월주의자들 사이서 변질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시작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4chan에서 시작한 장난에 불과했다. 이곳 이용자들은 OK 손동작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알파벳 W와 P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이를 '백인 권력'(White Power)와 연결지으려 했다.

만약 누군가 이를 심각히 받아들여 비판하려 들면 '고작 OK 손동작에 과민반응한다'며 조롱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런데 백인우월주의자들 중 일부가 실제로 진지하게 이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채택하면서 문제가 됐다. 지난 3월에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브렌튼 태런트 사례가 대표적이다. 태런트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OK 손동작을 취했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제스처를 혐오 상징으로 공식화하는 건 ADL 입장에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ADL 측은 "여전히 대부분의 경우 OK 손동작은 그저 'OK'를 의미한다"면서도 "OK가 혐오 상징으로 사용될 수 있고, 사용되고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대안 우파들은 만화가 맷 퓨리가 그린 개구리 캐릭터 '페페 더 프로그'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삼았다. 페페는 원래 대안 우파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캐릭터였다.

ADL은 당시 페페를 혐오 상징에 등록했고, 작가는 페페를 공식적으로 사망 처리했다.

페페 더 프로그 / 맷 퓨리
페페 더 프로그 / 맷 퓨리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