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외국인도 지원... 편의점 가맹점주 복수점포 내려놓고 속앓이

2019-10-01 18:29

add remove print link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에 복수점포 감소 추세
수익 내기 위해선 직원 덜 쓰는 방법이 최선

(왼쪽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왼쪽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최근 몇 년 동안 증가했던 편의점 복수점포 수가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른 2017년 이후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인건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체 2만6020개 편의점 가운데 복수점포는 2874개로 전체 편의점의 약 11%를 차지했다. 2015년에는 2만8994개 편의점 가운데 복수점포는 3427개로 전년보다 553개 증가해 전체 편의점의 약 12%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편의점 점포 4213개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도 불구, 복수점포는 4537개에서 지난해 4370개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편의점 업계는 복수점포 감소 원인으로 최저임금을 지목하고 있다. 2017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 지난해는 10.9%로 2년 동안 약 27% 증가했다.

편의점 2곳을 운영하는 A가맹점주는 “최저임금이 올라 직원들의 월급을 감당하기 힘들다. 인건비가 전체 매출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특히 새벽에는 매출보다 인건비가 더 나가기 때문에 24시 영업은 접은 지 오래됐다. 다른 점포도 새벽에는 문을 닫는 추세다. 편의점 계약 기간이 끝나면 한 곳은 정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손실 규모가 늘어난 이유로 심야근무자에게 최저시급의 1.5배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새벽이 하루 중 손님 발길이 가장 뜸한 시간인 만큼 오히려 문을 닫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주장한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밖에 이유가 없다. 편의점 운영을 두 군데 하면 한 곳은 무조건 직원을 써야 하는데 수익이 인건비로 다 나간다. 직원을 덜 쓰는 방법이 최선이다. 최저임금이 오른 후 편의점 아르바이트 공고를 올리면 이력서가 80~90개가 들어온다. 학생부터 주부, 60대 어르신, 외국인 등 지원하는 사람도 다양하다. 이전에는 최저시급을 올려서 공고를 내야 간간이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도 복수점포 감소의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언급하며, 앞으로 복수점포 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복수 운영점포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점포를 한 개만 운영할 경우 점주가 본인의 근무시간을 증가시켜 파트타이머 인건비 인상에 대응할 수 있으나, 복수점포의 경우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영훈 연구원은 “아직 2019년 통계자료는 확인할 수 없으나, 올해도 최저임금이 전년 동기대비 10.9% 인상된 상황인 만큼 복수점포 수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