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는 '금값'인데 양돈농가는 손해 보는 의외의 이유

2019-10-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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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유통·가공업체들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기회로 삼아...
오히려 가격 손해 보는 농가 나오기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후 돼지고기 가격은 '금값'이라고 부를 정도로 올랐지만 양돈농가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에서는 대형 유통 업체와 가공 업체 등이 ASF 확산을 기회로 삼아 재고를 쌓아놓고 가격을 조정하는 것 같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사)대한한돈협회가 공시한 탕박(머리와 내장을 제외한 지육)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당 평균 3311원으로 집계됐다. 원가가 4584원인 것을 감안하면 농가에서 손해 보고 있는 셈인데 가격은 현재도 하락세다.

반면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집계된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을 보면 삼겹살 가격은 1kg에 2만 8900원이다. ASF가 발생하기 전인 한 달 전 가격 2만 4620원 대비 17%나 올랐다.

돈육 유통 업체 대표 A씨는 "구제역 때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가축 전염병이 창궐할 땐 도축한 돼지 물량을 소규모 유통 업체에선 손도 못 댈 정도로 대규모 유통 업체나 가공 대기업 등이 채간다"며 "물량이 꽤 많을 텐데도 이게 왜 시중에 안 풀리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혀를 찼다.

이어 "이럴 때 자금력이 없는 소규모 유통 업체에선 물량을 쌓아놓지 않고 바로바로 빼고 있다"며 "결국 왜곡된 유통구조 탓에 농가는 계속 힘들고, 대기업은 배를 불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돈농장주 B씨도 "대형 유통 업체나 돈육 가공 대기업 등이 물량을 쌓아놓고 풀지 않는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돈다"며 "농가는 소독때문에 한 달 가까이 농장 안에만 틀어박혀 있는데 돼짓값까지 떨어져 출하할 수도, 안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겹살 / 이하 셔터스톡
삼겹살 / 이하 셔터스톡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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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상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