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가 저를 '식탐에 미친 여자' 취급해 헤어졌어요”

2019-10-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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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정말 식탐에 미친 사람인지 봐달라는 사연
'식탐에 미친 사람' 취급 당해 헤어진 사연

남자친구가 자신을 '식탐에 미친 여자' 취급해서 헤어진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자신이 정말 식탐에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아야 할 만한 행동을 했는지 봐달라는 내용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전 남자친구 A 씨가 취미로 하는 농구 동호회 모임에 다녀오고 나면 먹는 양이 어마어마 했지만 자신은 그에 불만이 없었다고 말문을 뗐다. 오히려 식탐은 A 씨에게 더 있었다는 것이다.

작성자는 회사 업무가 바쁜 탓에 한동안 A 씨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휴가를 얻게된 작성자는 제일 하고 싶은 일로 '잠'과 '아주 여유롭고 느린 식사'였다고 꼽았다. 밀린 잠을 청한 작성자가 A 씨 카톡에 답장이 느려지자 그는 게으른 여자 취급을 받았다.

문제가 터진 것은 이 다음이었다.

작성자는 여유롭고 느린 식사를 위해 삼겹살 집에 갔다. 그는 "천천히 사람답게 대화도 하면서 (식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A 씨는 고기집에 들어간 후 엄청난 속도로 삼겹살과 목살을 구워 먹기 시작했다. 작성자가 밥공기 1/3도 채 먹지 않았을 때 이미 그가 시킨 고기는 4인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A 씨는 배가 고팠다며 작성자와 대화도 몇 마디 나누지 않고 고기를 흡입했다.

셔터스톡
셔터스톡

작성자는 "그렇게 5인분 고기를 둘이서 먹어 치웠다. 내가 한 0.8인분 먹은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A 씨가 배를 두드리며 후식 볶음밥 시키려고 하길래 작성자는 '나는 고기 더 먹고 싶다'고 했다"고 했다.

그러자 작성자가 들은 말은 "밤에 야식 많이 먹더니 배가 늘었냐"는 소리였다. 뿐만 아니라 작성자가 겉절이 위치가 멀어 한 번에 많이 집어다가 앞에 놓자 "식탐 부린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고기를 시킨 것도 혼자서 다 먹겠다는 게 아니라 같이 먹자는 의미였는데 A 씨는 "자기는 다 먹고 이제 후식 볶음밥 먹고 싶던 참인데 네가 그 맥을 끊고 고기를 추가로 시켰다"는 말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운동하고 와서 허기진 자신의 페이스를 무시한 이기적인 주문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작성자는 끝내 눈물을 보이며 그동안 회사 업무가 바빴던 내용과 쌓여왔던 것을 털어놓았다. A 씨도 자기가 예민했다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하지만 곧 A 씨는 "그런데 누구라도 자기 앞에 그렇게 겉절이를 잔뜩 덜어다 놓으면 식탐 부린다고 오해할만 하지 않니?"라고 물었다.

그길로 두 사람은 헤어졌다. 작성자는 자존감이 바닥을 친다고 했다.

그는 "제가 그렇게 이기적이고 식충이 같나요?"라며 "정말 몰라서 그러는데 나는 식당에서 파는 고기 1인분도 다 못먹은 상태에서 상대방이 먹을만큼 먹었으니 식사를 마치거나 다음 차례로 넘어가자고 했을 때 좀 더 시간을 갖고 먹겠다고 하면 그게 식탐인가요?"라고 글을 맺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 이하 tvN '응답하라 1988'
기사 내용과 무관한 자료사진 / 이하 tvN '응답하라 1988'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