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반응 무시하고 180명 태우고 비행한 항공기 기장

2019-10-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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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후 음주 반응이 나오지 않자 측정 시간 조작까지
항공기 기장, “측정 직전 가글 했기 때문” 해명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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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기장이 비행 전 검사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는데도 비행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14일 YTN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 이스타항공 A 기장이 비행 전 간이 검사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지만 정밀 측정하지 않고 비행했다. 규정대로라면 정밀 측정을 해야 한다. A 기장은 임의로 간이 측정을 한 번 더 했고 또 음주 반응이 나왔음에도 정밀 음주 측정을 하지 않은 채 승객 180여 명을 태우고 제주로 출발했다. 비행기를 몰고 돌아온 뒤에야 정밀 측정을 한 기장은 음주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비행 전 정밀 측정을 한 것처럼 시간을 조작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회사에 자진 신고했다.

항공사가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A 기장은 측정 직전 가글을 했기 때문이라며 음주 사실을 부인했다. 이어 비행 전 교육 등 촉박한 일정 때문에 정밀 측정을 깜빡하고 비행을 떠났다고 해명했다. A 기장은 비행이 끝난 후에야 정밀측정을 하지 않은 사실이 떠올라 재측정을 했고 뒤늦게 측정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까 걱정해 조작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항공사 측은 카드 사용 내역 등을 조사했지만 기장이 술을 마신 행적은 없었다며 측정 기록 조작 시도에 대해서만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술값을 계산한 기록이 없다는 것뿐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증거를 내놓지는 못했다.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진상 조사에 착수하고 현행 음주 측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본다고 밝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home 유희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