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 “펀드환매 차질 최대 1.3조…무역금융 환매 장기화”

2019-10-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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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서 밝혀…원종준 대표 “환매중단 펀드 원금 손실 가능성은 작아”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와 이종필 부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를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오른쪽)와 이종필 부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를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뉴스1
최근 자금 유동성 문제로 사모펀드 환매를 중단한 국내 헤지펀드 1위사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차질 금액이 최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지금까지 누적 8466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원 대표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라임의 펀드 유형은 사모채권, 메자닌, 무역금융 3가지다.

6030억원 규모의 사모채권, 메자닌 펀드가 1차로 지난 10일 환매 연기됐고, 이날 간담회에서 원 대표가 2436억원 어치의 38개 무역금융 펀드 환매 연기를 직접 발표했다.

여기에 만기 시 상환금 일부가 지급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펀드는 56개이며 잔여 금액은 4897억원이다.

원 대표는 "메자닌 중 코스닥벤처펀드 1770억원 규모는 만기 상황에 따라 환매 연기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매 연기 금액 범위는 최대 1조336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환매 연기 사태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가장 빠른 시일내에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산을 회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태의 주 원인에 대해 그는 "일부 사모채권의 선순위 수익증권에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진단하면서 "추가 손실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2년 투자자문사로 시작해 2015년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라임은 올해 7월 운용자산 6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1위 헤지펀드 운용사로 성장했으나 이번 사태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무역금융 펀드의 경우에는 만기가 더 늦춰질 전망이다.

원 대표는 "무역금융은 대부분 폐쇄형 펀드로 설정이 됐고 북미, 남미 비중이 70% 정도"라며 "거래 상대방이 남미 소재 무역금융 폐쇄형 펀드에 대한 투자 회수 시기를 6년까지 볼 수 있다고 언질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원금손실 가능성에 대해선 "1년이나 2년 뒤 저희 펀드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100% 장담은 못한다"면서도 "담보성 자산을 많이 갖고 있고 내부적으로 회계 실사도 마쳤다. 원금은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투자자 규모는 "운용사라 고객정보가 없어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 보통 사모투자 규모가 1억~2억원 정도라 판단해 2000~3000명 정도로 추정하는 것 같다"며 "3억원 정도로 투자한 경우가 많아 (규모가) 추정치보다는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 보상 관련해선 "자산 매각이나 조기 상환 등 변수를 따져 이뤄지는데 보상이 대출 연체 이자처럼 지연된 기간의 이자까지 제공되는 건 아니다"며 "성과보수는 없애고 운용보수도 절반으로 줄여 고객에게 최대한 많은 이익을 돌려드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산이 다른 세가지 펀드가 왜 동시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냐는 질문에는 "7월부터 코스닥, 코스피, 채권 금리를 포함한 금융시장이 어려워져 유동성이 불안했다"며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사모펀드에 포함된 자산 유동화 과정이 예전보다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home 이다빈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