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이즈백' 하늘색 병이 초록색으로 바뀐다고?

2019-10-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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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상 재활용 표준 용기는 초록색 소주병
재활용 어려운 갈색 맥주 페트병도 퇴출 위기

'뉴트로' 감성을 담은 하늘색 소주병으로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인기인 '진로이즈백'이 초록색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최근 소주업계에서 '진로이즈백'이 초록색 병을 공통으로 사용하기로 한 협약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2009년 소주업계는 빈병 수거 및 분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재사용을 늘리기 위해 360mL 초록색 소주병을 표준용기로 하는 ‘소주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당시 가장 많이 유통되던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녹색 병을 기준으로 했다. 지난해 판매된 소주병 31억5100만 병 중 ‘표준용기(360mL 초록색)’는 97.3%(30억6700만 병)를 차지했다.

수거된 소주병은 표준용기의 경우 세척해 재사용하지만, 다른 용기는 각 업체에 돌려준다. 그런데 '진로이즈백'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하늘색 병이 너무 많이 들어와 빈병 선별 작업에 지장을 주자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롯데주류 측은 회수된 ‘진로이즈백’ 350만 병을 돌려주지 못하고 창고에 쌓아뒀다. 롯데주류 측은 “하이트진로와 별도로 선별 수수료 조율을 하고 있다”면서도 “협약이 깨진 것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초록색 소주병이 법적 강제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더구나 ‘진로이즈백’은 1970년대 소주병을 재해석한 ‘뉴트로’ 제품이라 초록병을 사용하면 의미가 퇴색된다고 한다. ‘진로이즈백’이 비표준용기를 사용한 첫 사례도 아니다. 무학의 ‘좋은데이1929’, 금복주의 ‘독도소주’ 등 지방소주들도 비표준병을 사용하고 있다. 환경부는 신중한 입장으로 빠르면 이번 주 중 업계 의견을 취합해 조율할 방침이다.

맥주 페트병의 상징인 갈색도 퇴출 위기에 놓였다. 갈색 맥주 페트병은 3중막 복합재질로 나일론과 페트(PET)가 혼합돼 있어 재활용이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올해 말까지 맥주 페트병의 퇴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주류업계는 “페트병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인데, 대용량 캔이나 유리병으로 바꾸면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생산라인 구축 비용을 생각하면 퇴출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home 이제남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