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전성기 이끌었던 피자헛·미스터피자... 과거의 영광은 어디로?

2019-10-1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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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 직영점 줄이고 늘리는 전략으로… 6년 내 매장 500개 운영할 것
미스터피자, 각종 논란으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SRP 매장으로 수익 개선
일찍이 배달 서비스 주력한 도미노피자, 외식 트렌드 바뀌면서 1위 우뚝

피자업계의 명암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도미노피자가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실적 악화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985년 국내 처음 문을 연 피자헛(한국피자헛)은 2008년까지 업계 선두주자 자리를 지켜왔다. 2000년 중반에는 매출액 3000억원을 넘기며 피자 프랜차이즈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중저가 피자 브랜드와 웰빙 푸드가 우후죽순 들어서고 매장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피자헛은 수익 부진의 길을 밟기 시작했다.

과거 3000억원을 웃돌던 매출액은 2014년 1142억원으로 감소했고 2016년에는 200억원으로 폭락했다. 같은 기간 353개에 이르렀던 매장은 332개로 줄었다. 경영 악화로 침체기에 빠진 피자헛은 이듬해 9월 한국피자헛 지분 100%를 오차드원에 매각했다. 이후에도 ‘어드민피 소송 논란’, ‘탄 피자 배송 사건’ 등 크고 작은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피자헛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직영점 줄이기 전략을 펼쳤다. 2014년 75개였던 직영점은 2년 만에 100% 가맹점으로 탈바꿈했다. 2016년 200억원까지 떨어졌던 매출액도 이듬해 208억원으로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다만 가맹점 전환 과정에서 직원 3000여 명이 매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회사 이미지에 또 한 번 타격을 입었다.

피자헛은 2017년부터 다시 직영점을 늘리는 사업 방향으로 개선했다. 피자헛 관계자는 “전체 346개 매장 중 25개 직영점을 내년 말까지 50개로 늘릴 계획이며, 5~6년 내 매장 500개를 운영하겠다”라며 “또 매장 내 1인석을 설치하고 소비자 니즈와 시장 수요를 반영해 중저가 피자와 프리미엄 피자 간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 2009년 경쟁사 피자헛을 누르고 업계 최초 코스닥에 입성하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기세를 몰아 커피&머핀 전문점인 ‘마노핀’을 론칭하고 글로벌 다이닝 ‘식탁’과 아메리칸 레스토랑 ‘래미스’를 오픈하며 사업 확장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2015년부터 ‘가맹점 갑질 사건’, ‘경비원 폭행 사건’, ‘보복 직영점 오픈’ 등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매출이 하락곡선을 탔다. 2009년 1512억원 달했던 매출액은 2015년 1103억원으로 꺾이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656억원으로 급감했다. 한때 411개에 이르렀던 매장도 지난해 277개로 감소했다. 추진 중이던 해외사업과 외식사업도 난항을 겪었다. 2016년 136개의 중국 매장은 지난해 127개로 줄었고 올 상반기 5개 매장이 추가로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태국 매장도 3개에서 1개로 감소했다. 외식사업도 식탁 하늬솔점만을 남기고 모두 철수했다.

MP그룹은 수익 악화와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 혐의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5월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지만, 이의신청 끝에 개선 기간 8개월을 부여받고 상장폐지를 유예했다. 상장폐지가 결정될 경우 피해규모는 약 8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전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48.92%(약 819억원), 소액주주 지분은 31%(약 330억원)다.

미스터피자는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기존 매장을 뷔페 매장으로 전환하고 SRP(매장 재활성화 프로젝트) 팀을 꾸려 매출 상승을 노렸다. 효과는 미미하지만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현재 SRP 참여 매장 수는 62개이며, 전환 이후 평균 매출이 25% 증가했다”며 “연말까지 SRP 매장 90개, 직영점 15개를 추가 개설해 약 45억원의 신규 매출 확보가 목표”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미노피자의 선전은 유독 두드러진다. 미스터피자와 같은 해 출점한 도미노피자는 가맹점 사업을 확대하는 타 업체와 달리 일찌감치 배달 서비스에 주력하는 전략을 펼쳤다. 임대료와 인건비, 관리비 등 각종 고정비를 절감하는 대신 재료 품질을 높이고 메뉴 개발에 힘썼다. 또 방문포장 할인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갔다.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는 2014년 매출액 1806억원을 달성하며 1위를 달리던 미스터피자 자리를 빼앗았고, 이후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며 지난해 매출액 2130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기록했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