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부진한 실적에 내부 잡음까지... 직원 퇴사 도미노 우려?

2019-10-2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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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지분 담보로 내놓으며 총 1200억원 규모의 투자금 확보 나서
티몬 “야근 근무 시 대휴·자율 출퇴근으로 합리적 수준의 지원 제공”

티몬이 직원들에게 야근을 강요하는 등 갑질을 자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퇴출돼야 할 직장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지난해 티몬 매출액은 4972억원으로 전년보다 40%나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되레 1278억원으로 6.9%나 늘었다.

2010년 설립 이후 누적 적자만 7700억원을 기록한 티몬은 현재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이다. 실적 부진이 계속되자 롯데 등 유통 대기업들에 인수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티몬은 최근 1200억원 규모의 투자금 확보에 나서며 인수설을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티몬의 대주주 몬스터홀딩스는 자금 조달을 위해 보유 지분을 담보로 내놨다. 티몬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가 8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누적 적자만 8000억원에 육박한 상황인 만큼 티몬이 12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사업 구조를 전면적으로 손보지 않으면 앞으로의 상황 또한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티몬 내부에서도 각종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직원들을 상대로 갑질을 자행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직원들을 동원해 지하철역 주변에서 불법 전단지를 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티몬은 퇴근 후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매출 달성을 완료해야만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퇴장이 가능한 이른바 ‘카톡 방탈출 사건’으로도 논란을 일으켰다.

티몬이 야근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제기됐다.  / 블라인드 캡쳐
티몬이 야근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제기됐다. / 블라인드 캡쳐

문제는 이 같은 실적 압박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는 ‘티몬 퇴근불가, 야근 강제 통보’라는 주제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 댓글에 ‘야근 수당 없이 공짜로 부려 먹는다’, ‘상사가 인사개편 살아남기 위해 직원들 강제 야근 시킨다’ 등 부정적인 덧글이 올라와 티몬의 직장 분위기가 까발려졌다.

취업정보사이트 크레딧잡에 따르면 올해를 기준으로 티몬 직원 1045명 중 퇴사자가 57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율이 이렇게 높은 만큼 입사율도 높다. 입사자는 541명으로 전체 직원의 52%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티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퇴사율과 평균 근속연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아직 9년 된 회사이기 때문에 근속연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취업정보사이트 크레딧잡의 퇴사율이 높게 책정된 것은 단기 계약직으로 일하는 인력이 집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가 새로 오면서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의 업무 방향이 안 맞는 분들이 (다른 회사로) 이동하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오전 10시 출근, 오후 7시 퇴근’ 기조로 움직이고 있다. 야근을 하게 되면 출퇴근 앱을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지원을 제공한다. 대체휴가를 제공하거나 부서장 재량으로 자율 출퇴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 같은 노력만으론 티몬의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 판매업이라는 업종에 걸맞지 않게 티몬의 경영 방식이 지나치게 구시대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 또한 있다. 직원들을 동원해 지하철역 주변에서 불법 전단지를 배부했을 당시엔 갑질 논란과는 별개로 전단지 홍보라는 구시대적 홍보 방식을 사용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경쟁업체들처럼 TV나 유튜브 광고를 적극 활용해도 부족할 판에 전단지를 돌려서 난관을 타개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업계는 티몬의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9월 광고비를 절반가량 줄인 것도 매각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home 이지은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