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호박벌과 인간의 '꽃 같은 우정'

2020-03-05 16:00

add remove print link

“그 벌에겐 날개가 없었다”
벌을 위해 모기장에 작은 꽃 정원도 만들어줘

귀여운 엉덩이로 유명한 호박벌과 꽃을 좋아하는 인간의 마음 따듯해지는 우정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하 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The Dodo)'
이하 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The Dodo)'

스코틀랜드에 도서관 사서 보조원으로 일하는 피오나 프레슬리는 어느 날 정원을 가꾸다 날개 없이 쓰러진 호박벌을 발견했다.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오기 시작하자 피오나는 벌을 집 안으로 데려와 따듯하게 해주고 설탕물을 먹이며 돌봤다.

그녀는 "다음 날 밖에 놓아주려 했는데,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그냥 안에 두었다"고 했다.

호박벌 보호 단체에 연락해 도움을 청한 그녀는 벌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수도 있으며 야생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벌의 사정을 알게 된 피오나는 벌에게 '비(bee)'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비를 위해 작은 꽃 정원과 뷔페를 만들어줬다.

피오나의 따듯한 마음이 전해진 걸까. 곧 피오나와 비는 종을 초월한 우정을 쌓았다. 피오나가 손을 내밀면 비는 꽃 속에서 나와서 손 위에 올라오기도 했다.

서로의 우정에 푹 빠져 있었던 둘에게도 곧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피오나의 보살핌 덕에 비는 5개월 뒤 피오나의 손바닥에서 자연으로 돌아갔다. 평균 수명이 3~4개월인 호박벌로 치면 장수한 것이다.

피오나는 "이제는 모든 곤충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아직 모르는 게 정말 많다"고 했다.

home 전민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