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백년이 지나도 한국 언론개혁 이뤄지지 않을 것”

2019-11-0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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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월 조국사태, 2009년 언론과 무엇이 다르냐?"
유 이사장, 공영언론 개선 가능성 열어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조주연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 조주연 기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백년이 지나도 한국의 언론개혁이 이루어 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오후, 전북 전주교육대학교 황학관에서 진행된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 8주년 기념 시민학교 대담에 참석한 유시민 이사장은 강원국 작가와 '한국의 언론을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대담에 앞서 유시민 이사장은 "꼭 알아 달라"며 전제를 밝혔고, 다음은 유 이사장이 말한 전제다.

유시민- "기자분들이 계시다면 좀 듣기 싫은 소리 나올꺼다. 기자분들은 남 잘못을 지적하는 일을 주로 하시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지적당하는 것을 되게 못 견뎌 하신다. 검사님들도 그러신 것 같고. 남의 잘못을 들춰내는 일을 하다가 자기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누군가 지적을 하면 그걸 되게 못견뎌 한다. 언론사분들이 (이 자리에)계시다면 그냥 제가 하는 이야기가 다 옳은 이야기일 수는 없는 거니까, 저런 시각도 있구나, 기레기 욕을 하는데 왜 욕을 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시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한다는 전제를 둔다"

강원국- "그 전제가 보도가 안된다"

이날 유 이사장은 언론진흥재단 등의 자료를 언급하며 "기자들이 이미 언론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그 기관들이 현직 기자 등과 나눈 심층 인터뷰에 보면 품질 낮은 오보 등이 압도적인 첫 번째 이유라는 걸, 본인(기자)들이 진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파성에 빠져서 왜곡된 보도를 한다는 것이 두 번째"라며, 이 역시 "기자들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이사장은 "(언론개혁이) 새로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20여년 전 PC통신시절부터 나오던 이야기로 20년 세월이 흘렀다"며 "그래도 언론개혁 안된다. 저는 언론 개혁이 될 수 있다고 생각 안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영언론에 대해서는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유 이사장은 판단했다.

유 이사장은 "소위 어느 특정한 개인이나 가족들이 전적으로 소유한 그런 사영언론,족벌언론, 기자들은 퇴직하고 다시 들어오고 있지만, 언론 자체는 안바뀌고 있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세습화 체제에 있는 언론사의 경우 시간이 흘러 기자가 교체된다 하더라도 언론개혁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유 이사장은 "단적으로 살아 계실 때 그렇게 욕하다가 2009년도에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신 후, 모든 언론들이 '자신들이 지나쳤다', '자기들 책임이 있다'는 식의 후한 추도사를 써주고 약간 반성하는 듯한 시늉을 했다"고 말하며 "올 8월부터 시작된 조국사태때 언론이 2009년 언론과 무엇이 다르냐?"고 되물었다.

유 이사장은 "(2009년 언론과 조국사태 때 언론이) 99.99% 똑 같다. 앞으로 10년이 지나도 안 바뀔꺼고 백년이 지나도 안 바뀔거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ome 조주연 기자 news9wiki@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