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편 결혼식장서 기념사진까지 찍은 여성이 벌였던 일 (경험담)

2019-11-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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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편과 바람피운 동창에게서 청첩장 날아와”
“친구들이 “바람피웠대요!” 소문까지 내줬어요“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글과 관련이 없는 픽사베이 자료사진입니다.
한 여성이 올린 글이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여성은 최근 ‘전남편의 청첩장을 받았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올려 전남편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남편의 불륜녀이자 의절한 친구로부터 듣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pann.nate.com
전남편과 전 친구가 바람을 피운 것은 4년 전. 대범하게도 글쓴이의 집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걸렸다. 그런데 4년 뒤인 최근 글쓴이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전 친구가 동창들을 초대해 단체 메시지로 청첩장을 보낸 것. 글쓴이가 단체 대화방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실수로 청첩장을 돌린 것이다. 글쓴이는 구역질이 나는 동시에 이성을 잃을 듯한 감정을 느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여성은 초대에 응하기로 결정했다. ‘초청했으니 내가 결혼식장에 가주겠다.’

그렇게 친구 세 명과 함께 간 결혼식장에선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축의금은 친구들과 각자 1000원씩 총 4000원을 냈다. 글쓴이 친구들은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반갑다면서 소문을 냈다. “저 신랑이 OO(글쓴이)이 남편이었다. 둘이 바람났잖아.”

글쓴이는 결혼 기념사진도 찍었다. 누군가 자신에게 “사진까지 찍게요?”라고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청첩장 보내줬는데 얼굴 도장은 찍어주고 가야 하지 않겠냐”라면서 꿋꿋하게 촬영에 임했다. 글쓴이가 두 번에 나눠 올린 글의 전문을 소개한다.

4년전 기억도 하기싫은 어느날에 전남편과 제친구였던애가

대범하게도 제가 있는 그 집안에서 둘이 그짓하다 걸려

그길로 별거하는도중 제가 너무힘들어서 이혼하자했습니다

1년간은 욱하고 분노하는마음에 제정신 아닌상태로 살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말 정말 맞는말이더군요

부모님 신경안쓰이게 억지로 다시 다녔던 직장에서 잘풀리고

바쁘게 살다보니 그런 더러운놈년들 잊은지 벌써 몇년이 지났는지..

저저번주 지인과 맥주한잔하러 나가려는 도중 카톡을하나 받았는데

그년이 동창애들 다 초대해서 단체메세지로 청첩장 하나를 보냈더군요

자리를 빛내달라니 뭐니.... ㅋ 신랑은 물론그놈이구요 ㅋㅋ

진짜 구역질납니다.. 왜 나를 포함해서 보낸건지모르겠고

제 사정 알고있는 동창들은 같이욕해주고 화내줬어요

전 왜?4년이나지났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또 욱하며 이성을 잃을거같았습니다

1-2년도 아니고 4년이라면 조금 쿨해질수도 있는거아닌가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속이좁은지 ㅎ 축하?쿨하게? 전혀 그러질 못하겠고

할수만있다면 내가 받은상처 다 되갚아주고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현실은 그러지 못하구요 축하는 못해주더라도 행패는 안부리는게 맞는거죠?

당장 내일이네요 근데 저 왜케 인내심에 한계가 올거같죠?

휴...... 가만히 있어야하는거죠??

익명이라 글올려봤습니다 아무것도 못하는 제가 한심하네요

잘먹고 잘사는건 나뿐이고 그날 이후로 눈맞아 결혼까지 하는거보니

정말 잘맞았구나 싶었네요 미친년놈들

저 좀 위로해주세요 오늘 출근해야하는데.. 심장이 너무 뛰어서 잠도안와 글올려봅니다

이어쓰기 할줄 몰라서 네이버쳐보고 어플도 새로 깔았어요.. ㅜㅜ ㅋㅋ

후기랄것도없는 후기예요

제 주위엔 판하시는 지인이 없나봐요

이글보고 알아채면 어쩌지 아 모르겠다 하고 수정안한건데

식날 아무도 얘기 안했음.. 모른척한걸지도 모르겠지만요 ㅋ

예식장과 차로 40분 오후1시시작이었어요

내맘달래고자 쓴글이었고 가고싶어도

굳이 내 40분+@ 시간을 버리고싶지않아서

안가겠다 생각했는데 또 몇몇댓글보고 그래 가자 확신이들었네요

오라고 청첩장 보낸거니 지들도 할말은 없겠지 생각했구요

우선.... 댓글에 써주신 코디 처럼 안갔어요

들어가자마자 눈에띄고 쫓겨날거같은 기분이들어서

그냥 정상적인 하객원피스 입고 친구3명과 같이 갔어요

가는길에 다이소에서 봉투 여러장있는거 사서 천원씩 총 4장 축의금 넣었구요

(친구가 축의금 아깝다고 다이소직원한테 그릇포장하는 신문지받아서 그거 찢고 넣자했는데 그래도 밥값은 해야지싶어서 천원씩. ㅋㅋ)

들어가는데 전시부모님 앞에서 웃고계시다 저랑 눈마주치고

전시누였던 사람이 왜왔냐고 붙잡길래 청첩장보냈길래 와준거라고 했어요

이때 심장이 얼마나 두근두근 거리던지

전남편 친구들도 저 보고 수근 거리는거같았구요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들 몇명 보이길래 반갑다고

친구가 저 대신 소문 왕창 냈어요

(저 신랑 ㅇㅇ이 남편이었어~ 둘이바람났잖아 어쩌고저쩌고)

실제로 저희얘기듣고 축의금 다시 뺀 친구도 있었어요

두시간걸려 왔다는데 괜히왔다고 뷔페서 뽕뽑는담서 ㅋㅋ

최대한 그년눈에 안띄려고 일찌감치 맨뒤에 서있다가

노래나오자마자 안쪽으로 나와서 최대한 제 얼굴 잘보이게 서있었어요

전시부모,전시누가 제 얼굴 봤으니 그년놈들에게 말한건진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덤덤한표정으로 있더군요

그래도 난 상관없다 끝까지 보고 사진찍으려했을때

전시누가 또 저를 찾아와서 왜? 사진까지 찍게요

하길래 청첩장보내줬는데 얼굴도장은 찍어주고 가야하지않겠냐고

그년놈들 근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중간라인에서

친구들과 사진찰칵 했습니다

전 전남편이 한소리할줄 알았는데 모르는척 연기잘하더군여

지 친구들 지와이프 친구들이 날 알고 지를 아는데

그놈식구들도 표정하나 안변하고 대단했어요

그년쪽 부모 친척들은 아무것도 모르는지

밥먹는데 돌아다니면서 이사람 저사람 인사하고

저희보더니 많이먹고가라네요

제 옆옆자리에 앉으신분이 지인이신지 꽤나 오래 대화하고 가시던데

그분 들으라고 전남편 어쩌고 바람 어쩌고 얘기하니

멀뚱멀뚱 저를 쳐다보고 계셨어요 다들었을까요?

들으라고 한얘긴데..ㅜㅜ 저도 뒷일은 모르겠네요

뭐 그놈가족이나 그년가족이나 알던지 말던지

밥은 맛있어서 배터지게 먹고 주차장에서 많이보던 차 하나가 있길래

소심하게 발로치고 차타고 근처 카페 들렸다가

하하호호 있었던일 수다떨고 저녁먹고 7시쯤 들어왔나

배부르고 따듯하니 글쓴게 떠올라서 후기쓰고있네요

청첩장받았을땐 아리송하고 마음이 좀 그랬는데

갔다오니 오히려 시원하고 잠도 잘올거같아요

축의금보고 무슨 생각할지 아직도 너무 웃깁니다

그러게 왜 인연끝난사람에게 청첩장을 보내는지..

하물며 실수로 보냈다 하더라도 그 뒤에 사과라던지

연락줬음 안갔을텐데 아무리 정신없다지만..

저도 제가 정상이 아닌거 아는데~~

이런식으로 얼굴보여주고 다녔으니 그거로도 족합니다

어마무시한 후기는 아니고.. 내쫓기는거보다 나은거같아 이런선택을 했네요

제 친구 제 가족처럼 화내주신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다들 행복한 토요일 보내세요 ^^*

home 채석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