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2달짼데...” 독도 헬기 사고당한 구급대원의 마지막 문자

2019-11-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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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세월호 사건 때도 현장 지켰던 대원
독도 헬기 추락 사고로 실종된 구급대원이 보낸 마지막 문자

인양되는 사고 헬기 / 이하 뉴스1
인양되는 사고 헬기 / 이하 뉴스1

독도 헬기 사고로 실종된 구급대원이 가족에게 보낸 마지막 카카오톡 메시지가 눈시울을 적신다.

지난달 31일 독도에서 응급환자를 이송하려던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헬기가 이륙 직후 인근 해상에 추락했다. 헬기에 탔던 7명이 실종됐고, 4일 오전까지 시신 3구가 발견됐다. 시신 2구는 신원이 확인됐지만, 시신 1구는 헬기 인양 과정에서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4일 중앙일보는 사고로 실종된 구급대원 배 모(31) 씨 가족이 마지막으로 받았던 메시지를 공개했다. 배 씨는 출동 직전 가족에게 '독도 간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가족들이 '밤에?'라고 답장하자 '지금 가는 중'이라는 말을 보내왔다. 어머니 유 모(59) 씨는 "아들의 출동은 늘 있는 일이라서 아직도 사고가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구급대원 배 모 씨 가족 제공
구급대원 배 모 씨 가족 제공

유 씨에 따르면 배 씨는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기 위해 소방관이 됐다. 배 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수영을 배웠고 중학교 1학년 때는 스킨스쿠버 자격증도 준비했다. 다른 일도 할 수 있었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해난구조대(SSU)에 들어갔다. 배 씨는 천안함 사건, 세월호 사건 때도 다이버로 현장을 지켰다. 그는 항상 가족들에게 '사람을 구하는 이 일이 좋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러워 했다고 한다.

배 씨는 불과 2개월 전 결혼한 '새신랑'이었다. 유 씨는 "아들이 결혼 한 달 앞두고 해외파견에서 새까맣게 돌아온 채로 결혼식장에 들어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고 했다. 유 씨는 "총리나 대통령도 이번 사건 수습에 신경 써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실종자 수색 상황을 체크하는 소방대원들
실종자 수색 상황을 체크하는 소방대원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