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때문에…” 흥행 저조한 '날씨의 아이' 수입사가 밝힌 입장

2019-11-0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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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보다 저조한 흥행 성적 이유로 한일 무역갈등 등 시국 문제 꼽아
입장문 접한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영화가 전작보다 별로”

이하 영화 '날씨의 아이'
이하 영화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신작 '날씨의 아이'를 수입, 배급한 미디어캐슬 등 관계사들이 저조한 흥행 성적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 불매운동 여파를 흥행 부진 이유로 들면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4일 미디어캐슬은 배급사 워터홀컴퍼니, 마케팅사 홀리가든, 포디엄과 함께 낸 입장문에서 "첫 주말 약 33만 7천 관람객, 전작 '너의 이름은' 대비 -70% 하락과 더불어 최종스코어 371만 그 반의 반도 어려운 상황을 마주했다"며 "영화 자체에 대한 불만족, 완성도에 대한 이슈만으로 이 차가운 현실을 만난 것이라면 최소한의 위로가 되겠지만 그 과정을 돌이켜 보았을 때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미디어캐슬 측은 '날씨의 아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추진한 마케팅 협업들이 대부분 거절, 외면 당했다면서 그 이유로 '시국'을 꼽았다. 한일갈등이 불거지면서 '일본에서 만들어진 콘텐츠와 엮이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미디어캐슬은 "본 작품으로 일본에 가는 이익은 없다. 이미 '날씨의 아이'는 일본 포함 전 세계에서 막대한 흥행을 기록, 국내에서의 실패가 일본에 주는 피해도 없다. 그저 수십억 비용을 투자한 국내 영화사만이 지금 상황을 손실로 접어두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콘텐츠에 투자한 영화사들은 대기 중인 그들 작품 앞에서 심약한 마음만 되새김질하고 있다고 했다. 대부분 대기업이 아닌 좋아하는 콘텐츠를 업으로 하는 중소기업들"이라며 "저희는 실패로 끝나겠지만 다른 유사 작품들에는 이제 편견을 거두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입장문을 접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이용자들 반응은 싸늘하다. 시국보다는 작품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반응이다. 실제로 '날씨의 아이'는 전작보다 다소 낮은 평가를 받는다.

'너의 이름은'과 비슷한 수준의 흥행을 기대한 것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흥행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날씨의 아이'가 첫주 기록한 33만 명은 그리 저조한 기록이 아니다. 역대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중 흥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열광적 반응을 끌어낸 '너의 이름은'은 이례적인 경우로 꼽힌다.

이처럼 '너의 이름은'이 국내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데에는 '너의 이름은'이 신카이 마코토 작품 중 가장 대중친화적인 작품이었던 점도 작용했다. '날씨의 아이'는 이보다 좀 더 매니악하다는 평가다.

'날씨의 아이'는 일본에서도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전작보다는 성적이 저조했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날씨의 아이'는 4일까지 전 세계에서 약 1억 2985만(약 1506억 원) 달러를 벌었다. '너의 이름은'은 약 3억 5798만 달러(약 4151억 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미디어캐슬 입장문 전문이다.

이하 미디어캐슬
이하 미디어캐슬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