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논란, 사실 왜곡 많다” 무혐의 받은 맥도날드 관계자가 털어놓은 말

2019-11-0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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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양 집을 여러 번 찾아 어머니와 대화하려 했으나 불발”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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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화 한국맥도날드 상무가 지난 4일 햄버거병과 관련 “맥도날드가 연락한 적 없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며 억울함을 털어놨다. 김 상무는 이날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2월 서울지검은 맥도날드를 무혐의 처분했다. 비슷한 증상을 주장한 어린이 4명 사건도 역시 무혐의로 종결됐다. 잘 모르는 분들은 아직 저희를 오해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지난 2016년 9월, 당시 4세였던 A양은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불고기 버거'를 사먹은 뒤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Hemolytic Uremic Syndrome)에 걸려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A양 측은 당시 '덜 익은 패티'를 발병 원인으로 지목해 2017년 7월 식품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한국맥도날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끝에 지난해 2월 한국맥도날드를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맥도날드 햄버거병 사건 관련 의혹이 다시 제기되며 서울중앙지검이 재수사에 나서게 돼 또 다시 '햄버거병 논란'에 휩싸였다.

김 상무는 햄버거병 발생 당시 A양 어머니 최씨와 대화를 맡았던 당사자다. "저 역시 자식을 키우는 엄마여서 자연스럽게 일을 맡게 됐다. 당시 제가 A양 집을 여러 번 찾아가 어머니를 만나려고 했으나 '만나고 싶지 않으니 공식 루트를 통해 연락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A양이 고통을 받는 데 안타까운 심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그러나 틀린 사실 관계가 마치 진실처럼 여겨지며 회사는 물론 1만 5,000여명 직원들을 줄곧 괴롭혀 이렇게 나서게 됐다”며 인터뷰를 하게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김 상무는 먼저 A양의 HUS 발병 원인에 의문을 제기했다. "저희는 패티 여러 장을 위 210도, 아래 170도에 달하는 뜨거운 조리 기구로 한 번에 구워내기 때문에 A양이 먹은 버거에 들어간 패티만 덜 익어 장 출혈성 대장균이 살아남거나 시가독소가 존재하는 일이 생길 수 없는 구조다. 더구나 버거의 패티가 덜 익은 상태였다면 패티를 집게로 집어 올릴 때 부서지기 마련이다. 오히려 다른 원인으로 인한 발병을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이어 A양 어머니의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A양 어머니는 해당 버거 패티가 소 살코기 외에 오염된 내장을 갈아 넣은 것이어서 문제가 생겼다고 했는데, 그 패티 재료는 돼지고기이다. 잠복기도 처음에는 1~2시간 만에 복통을 일으켰다고 하셨다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발표에서 HUS는 어린이 포함 24시간 이상 잠복기가 있는 것이라고 하자 이후 언론에는 이틀 만에 혈변을 봐 잠복기에 해당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잠복기를 판단하는 기준은 최초 증상이 얼마 만에 나왔냐는 것이고, 최초 증상은 반드시 혈변이 아니라 복통, 설사, 구토 등 최초로 나오는 증상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김 상무는 "이런 객관적인 사실들로 지난해 2월 서울지검은 저희(맥도날드)를 무혐의 처분했다. 장염 등 비슷한 증상을 주장한 어린이 4명(남매 포함) 사건도 역시 무혐의로 종결됐다. A양 어머니만 이에 불복해 서울고등검찰에 항고, 서울고등법원에 재정 신청을 각각 제기했으나 같은 이유로 모두 기각됐다"고 강조했다.

한국맥도날드 페이스북
한국맥도날드 페이스북

김 상무는 4월 JTBC가 보도한 점장에 대한 허위 진술 요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중요한 것은 해당 전직 점장은 A양이 갔던 평택시 매장 점장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잘 모르는 분들은 그가 평택시 매장 점장이었던 것으로 착각해 저희를 오해하고 있다. 저희 입장은 어린이에게 최고의 치료를 해 빨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주고, 관련 비용은 책임 소재를 떠나 우리가 부담하겠다는 것으로 일관된다” 이어 JTBC가 보도한 위생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JTBC는 맥도날드 직원의 제보라 밝히며, 덜 익은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거미줄이 붙어있는 조리실 냉장고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김 상무는 "만일 문제 있는 제품이 버젓이 제공돼 고객이 시민단체나 언론사에 제보한 것이라면 백번 저희가 잘못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제보자가 점장이나 매니저라면, 비위생적인 상태를 보고도 해결하지 않고, 사진을 찍느라 바빴으니 업무를 소홀히 한 것이다. 정상적인 직원이라면 덜 익은 패티를 버리지,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은 없다. 이는 1년 365일 24시간 내내 고객에게 행복한 한 끼를 제공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직원들의 자긍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위생 문제를 제보한 인물에 대해 수사 의뢰하기로 하였다” 내부 고발자가 존중되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김 상무는 끝으로 단호하게 밝혔다. "내부 고발자가 존중돼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조리 중에 찍은 것인지도 모를 사진, 일부러 주방 청소를 하지 않은 채 찍은 것인지도 모를 사진 등을 제보하는 것마저 내부고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한국맥도날드 임원들, 직원이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다. 그래서 더는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