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먼저 보낸 엄마가 16년 만에 어렵게 꺼낸 이야기 (영상)

2019-11-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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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원숙 16년 만에 처음 꺼낸 아들 이야기
지난 2003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박원숙 아들

이하 MBN '모던패밀리'
이하 MBN '모던패밀리'

배우 박원숙(70) 씨가 16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 8일 방송된 MBN '모던패밀리'에서는 박원숙 씨 집에 아들 친구들이 방문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박원숙 씨 아들 고 서범구 씨는 지난 2003년 11월 내리막길을 걷던 중 주차돼 있던 트럭이 굴러 내려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아들을 잃은 박원숙은 오랜 시간 어느 곳에서도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날 박 씨는 오랜만에 만난 아들 친구들과 앉아 16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촬영을 가던 중 아들이 경미한 교통사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깜짝 놀란 마음에 상황을 여러 차례 물었으나 "작은 교통사고"라고 얼버무려 촬영을 마치고 가면 안 되냐고 했다.

하지만 그에게 전화를 건 사람은 "지금 잠깐만 왔다 가세요"라며 그를 불렀다. 그 길로 병원에 간 박원숙 씨는 병원 앞에서 계속 들어가지 못하고 헤매는 운전기사를 오히려 나무라기까지 했다. 별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박원숙 씨는 "입구에 울면서 널부러진 친구들 얼굴을 보면서도 '왜 울지? 많이 다쳤나?' 생각했어. 꿈에도 생각 못했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 딱 (병실에) 들어갔는데..."라던 그는 이후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내가 지금 '드라마 촬영하는 건가' 했어"라며 눈물을 보였다. 또 한참을 말 없이 생각에 잠긴 그는 "그 이후엔 생각을 안 하려 했어. 객관적으로 날 봐도 너무 불쌍하고 기가 막힌 사람인 거야"라고 말했다.

그는 겨우 아문 상처가 다시 덧날까봐 요즘은 아들이 있는 빈소에 찾아가지 않는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박원숙 씨는 친구들이 준비했던 아들 추모 영상과 아들이 생전 했던 인터뷰 등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보였다. 그런 그를 보는 스튜디오 MC들도 모두 같은 마음으로 슬퍼했다.

그는 아들에게 "나중에 다시 만날 때 아름답게 잘 살고, 마무리 잘 하고 그러고서 다시 만나자. 너무나도 철이 없는 엄마가"라는 말을 남겼다.

이하 곰TV, MBN '모던패밀리'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